낯선 듯 익숙한 오늘

Excuse me

by 빛결


이런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진동벨을 누르면 점원이 바로 오지만,

미국에서는 주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Excuse me”라고 외쳐야 한다고.


그 말을 들었을 땐 새롭게 느껴졌지만,

그 당시의 나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지 않았기에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조금 불편하겠다~” 하고 넘겼던 그 순간이,

이제야 문득 떠오른다.

그때는 몰랐던, 당연한 듯 지나쳐왔던 날들이 함께 겹쳐서.



그날 식당에 앉아 있던 나는,

바로 그 작은 차이 하나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익숙하게 벨을 찾던 손은 허공에 머물렀고,

조심스레 손을 들어 “Excuse me”라고 말하는 내 목소리는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었다.


하지만 그 낯섦 속엔

내가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세계’에서

조금 벗어나려는 나의 노력이 담겨 있었고,

그 순간은 그 자체로 하루라는 여행지 안에 직접 겪어보니 알겠다.

사람의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건네는 일이 이렇게 설레고 따뜻한 경험이었는지 말이다.


편리한 시스템 아래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우리 문화와,

서툴고 느릴지라도 사람이 사람에게 직접 다가가는 이 방식은

서로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것일까.

나는 나도 모르게 비교하고 있었다.


아마도 정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낯선 방식 속에서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며 생겨나는 기쁨이,

조금 더 깊게, 천천히 내 안에 다가왔다는 것.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하게 된 것이다.

세상이 주는 다양함은… 아마도 어떤 단어로도 완전히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당연함’ 속에 머물지만,

사실 그 모든 건 누군가에겐 낯설고 새로운 것이기도 하다.

오늘 하루의 하늘과 어제의 하늘이 다른 모양을 하고 있듯,

이 세계는 새로움의 연속이다.


그 따뜻함이라는 낯선 감정 하나가,

오늘의 하루를 조용히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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