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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고, 무너지고

상급병원에 가다

by 바람소리

연계해준 상급병원에 가서 접수를 했다.

엄마랑 함께 갔는데, 엄마는 큰 일이 아닐 수도 있다며 나를 안심시키려했지만 정작 엄마가 제일 불안해보였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걸까.

'이제 고작 22살인데. 심지어 나 빠른이니까 21살 아 닌가.

나한테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났을까. 왜일까'

아무리 물어도 답해줄 사람은 없었다. 건강에 자신이 있는 편도 아니었지만 크게 아픈 편도 아니었다. 하루 아침에 이렇게 될수가 있는건지, 왜 하필 나인지 계속 물었다.

병원에 도착하여 동네 병원에서 받은 종이를 제출했다 . 혹시 CD 있으면 제출하라 해서 같이 제출했다.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았나, 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 겠지.

상급병원이라 그런지 계속 대기를 해야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바람소리님, 산부인과 교수님 진료실로 들어가겠습니 다."

엄마와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갔다. 교수님은 몇 가지 이 력을 확인하시더니 꽤나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폐경이 왔네요. 이제 생리가 없을 겁니다. 조기 난소 부전이라도 합니다."

아, 정말 내 불안한 직감이 맞았음을 확인하는 순간이 었다.

얼굴이 홍당무가 된 것도, 심장이 뛴 것도. 다 그것 때 문이었구나. 정말이었구나.

진료실에서 본 엄마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나보다 더 충격받은 엄마의 모습.

의사선생님은 우리에게 몇 가지 얘기를 하셨지만 하나 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냥 나와서 엄마랑 나랑 둘 다 울기 시작했다.


난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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