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공포로 가득한 밤
집에 오자마자 한 일은 아빠에게 이 문제를 알리는 것이었다.
내가 직접 말할 수가 없어서 엄마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고 얘기했다.
아빠의 놀란 마음을 티내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 여 더 눈물이 났다.
22살에 생리가 멈추다니. 난 이제 여자가 아닌건가?
나는 제대로 결혼은 할 수 있을까?
순탄했던 내 인생이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까?
생각이 꼬리를 물고, 또 꼬리를 물었다.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 생각들이 나를 갉아먹고 있었다.
부정적인 마음만 내 몸을 채우고, 내 머리를 채웠다.
침대에 누워있으니 눈물만 났다.
밤이 올 때마다
누군가 나에게 "넌 패배자야. 넌 이제 떨어질 일만 남 았어."
속삭이는 것 같았다.
밤이 오는게 무서웠다.
의사선생님은 나에게 여성들이 폐경이 오는 시점까지
는
약을 먹어야한다고 했다
그럼 난 30년을 약을 먹어야하는건데, 그게 말이되는 건가.
입원해야하는 병이 아니라서 다행인건가.
다음날 엄마가 나에게 강남에 있는 병원에 다녀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건너 건너 아는 분인데, 그 분을 한 번 찾아가보자고 제 안했다.
나는 처음 갔던 그 상급병원은 가고 싶지 않았어서(그 때 내 마음은 그랬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알겠다고 하고 그 병원에 예약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