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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은영 May 06. 2019

31. 자식 농사

괴테의 자식 농사

'잠재력'​에 관한 괴테의 유명한 명언들이 있다.  
"어떤 사람의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를 망치는 길이다."

이는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아이를 기를때, 아이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견하고 지지해 주는 것을 잊지 말라는 의미다.

"그 사람의 가능성이 이미 발현되었다고 믿고 그를 대하면 정말로 그렇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의 장래희망이 우주과학자라면, 마치 지금 아이가 우주과학자인 것처럼 대해주라는 말이다. 그럼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 노력할 것이다. 

괴테의 이러한 명언들은 사람들 사이에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또한 누군가의 가치관을 바꾸어놓는데 크게 공헌했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실제 자식 농사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나이 41세에 아들 아우구스트를 얻었기에 아들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의 인생 전반에 깊이 관여했음은 물론이고, 전쟁 기간에 아들이 비교적 안전하고 쉬운 일을 맡도록 청탁을 하기도 했단다. 결국 아버지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알코올중독에 빠지고 말았다. 

괴테와 아우구스트의 입장이 크게 달랐을거란 사실은 누구든 추측할 수 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부족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테고, 아들은 아버지의 지나친 간섭이 부담스러웠을테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자식은 없다. 문제는 귀함을 표현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부모 중심적이면, 그야말로 '과유불급'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또한 위대한 부모가 반드시 위대한 자식을 길러내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자신의 위대함으로 아이를 쉽게 재단하는 우를 범할런지도 모른다.  

괴테의 이야기를 읽다가 난 다시 한번 생각했다. 아이를 기르는 일은 참 어렵고도 힘든 일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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