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철 Feb 03. 2022

‘절실함’이 취업이라는 마케팅을 성공시킨다.

취업의 근본력-1

  예전에 탈출구 없는 젊은이들의 일상을 ‘웃프게’ 그려내서 인기몰이를 했던 <메리 대구 공방전>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주인공 메리와 대구는 직업도 없고, 재능도 없고, 당연히 보장된 미래도 없는 3 무(無)의 별 볼 일 없는 청춘들이다.

 게다가 집안 배경도 내세울 게 없는 그야말로 ‘흙수저’들이다. 이들 앞에 펼쳐진 세상은 비정하고 혹독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남자 주인공 ‘대구’는 낮에는 슈퍼에서 배달을 하고 밤에는 집필활동을 하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무협작가의 꿈을 키워간다. ‘메리’도 수돗물로 배를 채울지언정 비싼 뮤지컬 티켓만큼은 아낌없이 투자한다.

 언젠가 뮤지컬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는 꿈을 가진 배우 지망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주인공 대구가 고깃집 불판을 앞에 놓고 다음과 같은 인상 깊은 대사를 던진다. “고깃집은 블루오션(Blue Ocean·무경쟁 시장)이 아닙니다. 핏기만 가시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 거예요!”


 과연 그렇다. 여러분이 발을 들인 취업시장은 결코 블루오션이 아니다. 아니 극심한 경쟁이 펼쳐지는 ‘레드오션(Red Ocean)’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이라는 뜨거운 고기판에 맞닥뜨린 사람들이고, 핏기만 가셔도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절박함과 간절함을 가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 메리와 대구도 냉혹한 현실이 아무리 꿈을 포기하라고 다그쳐도 세상에 대고 이렇게 외친다. “열정은 꿈을 능가해! 언젠가 반드시 될 거야!”그들에게는 꿈을 이루겠다는 절실함이 있어서다.

 기업도 우리회사와 지원한 직무에 열정과 절실함으로 무장한 인재를 찾는다. 절실함이야말로 청춘들이 취업이라는 높고 단단한 벽을 넘어설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과 닮아 간다”-앙드레 말로


 “면접을 앞두고 꼭 합격하고 싶다는 생각에 며칠 동안 지원한 회사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아침마다 선배들과 같은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회사 문 앞까지 출근을 한 것입니다.

 퇴근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사 로고가 새겨진 명찰을 목에 걸고 당당하게 출근하는 선배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입사에 대한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면접이 끝나기 직전, ‘마지막 하고 싶은 에서 들려준 지원자의 사연이다. 그리고  절실함이 담긴 한마디가 지원자를 합격으로 이끌었다.

  기적 같은 이야기는 기적이 아니다! 어디에서  떨어진 결과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회사를 진심으로 원하는 인재를 찾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기승전결일 테니까. 진로 전문가들이 말하는 ‘계획된 우연’(Planned Happenstance)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A사에 너무 들어오고 싶어 무작정 출근 흉내를 내본 적이 있었습니다. 제일 악명 높은 지옥철을 타느라 힘드시겠지만 저는 입사만 하면 하나도  힘들  같습니다.”사실 회사 구내식당이 정말 유명해서  한번 와보고 싶었습니다. 출입 신청을 해봤지만, 당연히 거부당했습니다. 닭볶음탕이 제일 유명하던데  먹어보고 싶습니다.” 

 이런 양념은 면접위원의 의구심을 거둘  있다. 면접위원은 앞에 있는 지원자에게  의심을 품는다. 지원자들 대부분이 입사만 시켜주면 충성을  바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지원자의 대답에 ‘우리 앞이니 이렇게 말하지라는 생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옥에 와보고, 주변을 거닐어보며 한참 관찰한 이야기, 느낀 감정들을 표현하면 그런 의심의 눈초리를 조금 거둘  있다.  사람은 ‘찐’이네?라고 생각될  있다-출처: 김나진 지음, <당신만 모르는 면접관의 채점표> 176~177쪽


  절실함은 때론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기적을 쉽게 믿지 않는다. 그런데 ‘기적이라는 말에는 “바라는 일이 신기하게도 이루어진다 긍정의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절실함에는 분명 과소평가된 힘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면접에선 절실함이 만들어  작은 기적이 곧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필자도 햇수로 20  가까이 면접관을 하면서 절실함을 앞세워 합격한 지원자들을 적잖이 봐왔다. 절실함으로 기적이 진짜로 일어나고 마법 같은 순간들이 만들어진다.    



취업은 간절한 사람만이 이룰 수 있는 것 같아요

취업을 위해 때로는 무모함도 필요한 것 같아요. 리포트를 쓰기 위해 외국계 기업을 방문한 친구가 있었는데 정문에서 쫓겨나기를 반복했죠. 그러다 우연히 회사의 높으신 분의 눈에 띄어 견학도 하고 추천장도 받아 입사까지 했죠. 드라마 같은 일이 일어난 거예요.

 저도 녹산공장에 입사하기 전 견학을 위해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엔 못 들어가고 경비실 앞에서 3시간을 서성이다 돌아간 적이 있어요. 당시 제 앞에 높으신 분은 안 오시더라고요.

 하지만 회사 입사를 위해 무엇까지 해봤냐는 질문엔 당당히 대답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취업은 간절한 사람만이 이룰 수 있는 것 같아요”-출처: 머니투데이 2013.10.17



 취업을 바라는가? 그렇다면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절실해지자! 그리고 그 절실함을 꼭 표현하자. 내 속에 아무리 절실함이 가득해도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아챌 길이 없다.

 절실함을 자기소개서에는 글로, 또 면접에서는 말과 행동으로 어떻게 울림 있게 전달할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절실함의 온도가 뜨거울수록 상대방의 공감을 불러오고 결과도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제발 절실함으로 우리가 일으킬  있는 기적을 믿어보자.


 필자도 오랜 면접관 경험을 통해 형성된 나름의 평가 기준들이 있다. “(기왕이면) 실한 인재를 뽑자”라는 게 그 하나이다. 물론 절실함이 어떻게 변별력 있는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절실하지 않은 지원자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하나같이 취업에 대한 절실함은 있지만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 대한 절실함은 저마다 분명한 온도의 차이가 있다.

 다음은 OO은행 최종합격자가 작성한 자기소개서의 한 대목이다.


*오 하사의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Q: 은행이 지원자를 선택해야 하는 당신만의 차별화된 Story를 기술

금융의 가치’를 실감하게 만든 군 시절의 경험이 제가 은행원의 꿈을 꾸게 된 계기입니다.

 부대 동료였던 오하사는 두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채에 잘못 발을 들이는 바람에 사랑스러운 자녀들에게 치킨 한 마리 마음껏 사주지 못하는 무능한 아빠가 되었다며 늘 자책하곤 했습니다.

 그런 오 하사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은 월급날이 되면 치킨 한 마리를 사주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하사의 딱한 사정을 들은 주임원사님이 부사관 모임의 자금을 융통해서 오하사의 빚을 해결해주셨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금융의 가치를 실감했고, 금융산업의 대표 격인 은행에서 일하는 은행원이 되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장교 전역 후 지난해 초부터 은행원의 꿈을 이루기 위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에 결국 최종면접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후 어쩔 수 없이 은행원의 꿈을 접고 당장 눈앞의 취업을 위해 뛰었습니다. 덕분에 제약업계 1위인 OO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해서 영업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주어진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영업에 임했습니다. 운도 따라서 제가 배치된 후 영업실적이 훌쩍 뛰면서 과분한 칭찬과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지난달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동종업계 1위 회사, 게다가 정규직이라는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은행원이고 싶다! 그것도 OO은행을 다니고 싶다’는 간절함이 너무 컸습니다. 회사를 그만둔 경험이 다시 OO은행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제게는 숨기고 싶은 과거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너무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진정 일하고 싶은 곳이 OO은행임을 깨우쳐준 소중한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다시 고달픈 취업준비생이 되었습니다. 생활비 걱정 탓에 취업준비와 카페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하지만 비록 먼 길을 돌아왔더라도 은행원이라는 소중한 꿈에 다시 도전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실제 필자가 면접에서 만난 지원자였고, 지금은 아끼는 직장 후배다. 그는 금융권, 그중에서도 은행 취업을 목표로 삼게 된 계기를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이야기로 호소력 있게 전달해서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뜬히 통과했다.

 특히 필자는 최종면접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시고도 다시 OO은행에 도전하기까지의 절절한 사연을 들으면서 꼭 OO은행원이 되고픈 그 절실함을 높이 샀다. 마음속으로 ‘뭐, 이렇게까지’하는 생각을 할 만큼 오매불망 OO은행을 향한 단단한 마음이 느껴졌다.   

 필자에겐  너무 익숙해서 당연해진 OO은행이 저토록 간절한 바람이라니! 지원자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한마디로 다른 지원자들에는 보기 힘든 '절실한 지원동기'가 그를 뽑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 이유였다.


 사실 지원동기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춘들이 예상 질문으로 첫 손에 꼽는 흔해빠진 질문이다. 하지만 막상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지원동기를 물어보면 시원스레 답을 하는 지원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쭈뼛거리며 말을 흐리거나 밑도 끝도 없이 “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업계 1위인 귀사에서 비전을 이루고 싶어서”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기업이다”라는 식의 뜬구름 잡는 듯한 지원동기를 늘어놓기 바쁘다.


  이런 지원동기를 놓고 자신을 대입해서 “나라면……”으로 시작되는 상상을 해보자. 여러분이 기업의 입장이라면 흔히들 말하는 뻔한 지원동기들을 곧이곧대로 믿어줄 텐가? 진심과는 동떨어진 입에 발린 소리에 고개를 끄덕여줄까?

 오직 우리회사만 바라봐줄 사람이면 좋겠는데 어떤 회사여도 괜찮으니 그저 취업만 시켜달라는 지원자라니. 이렇게 ‘닥치고 채용’을 외치는 지원자를 바라보는 기업은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다.


 A 씨가 두산그룹 면접관을 감동시킨 사연

“반드시 입사하고 싶습니다” “저와 이 회사는 절대 끊지 못할 인연의 끈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오직 이 회사만을 꿈꿔 왔습니다” 대기업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면접관들은 절대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그만큼 너무나도 진부한 대답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대체 참신한 대답은 무엇일까?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에 지원한 A씨도 고민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저는 반드시 두산중공업이 키워야 하는 인재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처음 면접관들은 심드렁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A 씨는 이후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부연 설명해 면접관들의 마음을 돌려놨다. A 씨는 먼저 회사 주력상품인 굴삭기를 포함해 다양한 건설기계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드러내 면접관들의 관심을 끌었다.

 면접관이 이유를 물어보자 “모두 아버지 덕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굴삭기 운전 일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부터 건설현장을 놀이터 삼아 자랐다고 설명했다. 건설장비를 자주 접하며 장난감 삼아 놀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A 씨는 “무엇보다 험한 작업 환경에서 고생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이 커졌다”며 “지금 아버지가 쓰고 계신 장비보다 더 안전하고 우수한 성능의 건설기계를 직접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두산인프라코어에 최종 합격해 현재 R&D센터에서 건설기계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출처: 잡스엔 著, <읽다 보면 취업되는 신기한 책> 154쪽


  앞의 사례에서 A 씨가 말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 면접관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입사에 대한 열정이나 절실함이 아닐까? 입사 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래갈 마음이 아니었을까? 필자는 A 씨의 합격이 그 뜨거운 마음에 대한 면접관들의 응원가처럼 느껴진다.


 줄 서서 먹는 맛집의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음식 자체의 맛에 더해 오랜 시간의 기다림이 미각을 돋우는 향신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기다리는 시간의 가치(價値) 것이다.



 그만큼 어떤 대상을 향한 오래된 마음은 바라던 대로 이루어졌을    만족과 보람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취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입사를 향한 열렬한 마음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의 첫걸음이다.


  우리가 앞뒤 재지 않고 누군가를 정말 온전히 사랑한다면 그 사람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과의 관계 맺기인 취업그러하다.

 면접관들을 감동시킨 A 씨처럼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를 향한 절실함이야말로 우리를 성공취업으로 이끌어줄 일과 직장을 향한 바른 마음가짐과 태도가 아닐까?


이전 01화 취업준비생, 쿠오바디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