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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Mar 29. 2022

서류 합격의 열쇠, ‘맞춤형 자소서’

자기소개서의 정석-6

 개인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이 대세인 시대다. 요즘은 한걸음 더 나아가 ‘초개인화 마케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을 말한다.



 기업에  ‘나’라는 상품을 판매한다는 마음으로 쓰는 자기소개서도 맞춤형이 되어야 한다. 이름하여  ‘맞춤형 자기소개서’다.

 맞춤형 자기소개서의 핵심은 한마디로 기업이 원하는  ‘적합한 인재’,  ‘준비된 인재’로 어필할 수 있도록 “경험을 지원한 회사와 직무가 필요로 하는 역량과 연결 짓는 것”이다.


 당연히 맞춤형 자기소개서의 출발점은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대한 ‘자료 조사’다. 자기소개서의 목적은 ‘설득’이다.

 자기소개서는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 하필 왜 ‘나’를 뽑아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글, 특히 설득하는 글을 잘 쓰려면 독자에 대한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 분석의 목적은 독자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독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 지를 정확히 파악해서 그가 가진 욕구를 채워주거나 적절히 자극하면 설득이 수월해진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글감을 찾고 글의 구성을 갖추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훨씬 더 설득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독자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독자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독자인 기업에게 나를 소개하고 나라는 상품을 구입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글인 자기소개서도 그렇다. 설득은 글을 쓴 이의 눈과 글을 읽는 이의 눈이 마주칠 때 이루어진다. 독자를 알고 그에 맞추어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려면 기업의 홈페이지나 현재 근무하는 지인 등을 통해 기업정보·인재상·핵심사업·최근 이슈·직무역량 및 직무요건 등을 파악하는 기업·직무분석이 필요하다. 자신을 적합한 인재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기업·직무분석이라는 기초공사를 탄탄하게 마쳤다면 이제 본격적인 맞춤형 자기소개서 작성 단계다. 기초공사를 통해 파악한 인재상·핵심가치·직무(업무) 개요 등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이 왜 적합한 인재인지(Right People), 준비된 인재인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경험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경험을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 그리고 ‘나’와의 접점(接點) 혹은 연결고리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 연결고리를 제대로 찾는다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나는 왜 입사를 원하는지?”“왜 회사는 나를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답할 수 있다.


 따라서 경험을 지원하는 기업이나 직무별로 정리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말하자면 ‘지원 기업(직무) 별 경험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지원하는 기업이나 직무가 달라지면 당연히 교집합에 해당하는 부분(경험)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직무)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야 자신이 ‘준비된 인재’ 임을 보다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업 또는 서비스 직무에 지원한다면 판매 관련 아르바이트 경험이나 행사 도우미 등 실제 현장에서 고객을 응대해본 경험이 딱 맞춤하다.

 또 유통회사 영업관리 직무에 지원했다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로 매출을 늘린 경험 등을 자세하고 비중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광고회사에 지원한 경우라면 대학생 기자단이나 학교 홍보대사, 광고공모전 수상 등 관련성이 높은 교내외 활동을 부각하는 게 효과적이다. 문장력이 중요한 언론사 기자직이라면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거나 글솜씨를 필요로 하는 번역 아르바이트 경험이 제격이다. 자기소개서에서 '기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제목을 달아 소개하면 안성맞춤이 아닐까.


 거듭 강조하지만 자기소개서의 핵심은 자신의 경험이 어떻게 기업과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과 잘 연결될지를 끊임없이 어필하는 것이다.

 바꿔 표현하면 나와 지원한 회사(직무)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어야 것이 바로 ‘경험’이다.

 다음은 지원한 영업관리 직무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경험’을 소재로 활용해서 자신을 잘 어필한 사례다.


* 예시: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유통회사 영업관리 직무 지원자)

2015년, 제가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편의점은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서 묶음상품인 라면·음료·과자·즉석밥 등을 주로 판매했습니다. 아무래도 부피가 큰 상품들이다 보니 계산대에 여러 번 오가야 하고, 또 계산이 밀려서 대기시간이 길어지기 일쑤다 보니 불편을 호소하시는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하다가 처음에는 단순히 동선을 바꿔서 묶음 상품들을 계산대와 가까운 곳에 진열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동선을 바꾸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당시 매장 안에 있던 맥주 바구니에 바퀴를 달아서 묶음 상품을 나르는 바구니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아이디어를 들은 사장님도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작은 변화였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아주 호의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이전에는 고객들이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고 나가기 바빴다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매출이 10~20%가량 늘어나는 가외의 성과까지 올렸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라며 칭찬해주시는 고객들과 늘어난 매출에 기뻐하시는 사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게는 고객과 접점에서 일하는 사람은 늘 고객의 눈높이에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또 고객의 입장에서 해결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고객관리 역량을 뒷받침하는 경험으로 손색이 없다. 이 자기소개서의 주인공은 어떻게 됐을까?

 짐작했겠지만 거뜬히 합격했다. 이렇게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자신을 어필하는 자기소개서라면 당연히 붙는다.


 반대로 지원한 기업이나 직무와의 연관성이 낮은 경험들은 잔뜩 나열해봐야 좋은 평가로 연결되기 어렵다.

 하지만 많은 지원자들이 자신이 자랑하고 싶은 경험 혹은 반드시 소개하겠다고 마음먹은 경험만큼은 어떤 기업이나 직무에 지원하든 자기소개서에 억지로 욱여넣는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이다.


 그러나 우격다짐 식으로 경험을 채워 넣다 보면 누가 봐도 어색한 티가 나게 마련이다. 오히려 지원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고 자칫 탈락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자기소개서에서 학창 시절 내내 활발한 영상동아리 활동에다 영상공모전 수상경력까지 자랑한 지원자가 은행에 지원한다면 서류전형 평가위원이나 면접관은 자연스레 “왜 갑자기 ‘영화인’이 아닌 ‘은행원’으로 진로를 바꾸려는 걸까?”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없다면 지원동기의 진정성이나 지원자에 대한 신뢰는 당연히 떨어진다.

 그러니 지원한 기업이나 직무는 아랑곳없이 똑같은 자기소개서를 복사해서 붙여 넣는다면 ‘서류 광탈’을 피하기 어렵다.

 환경보호를 위한 재활용은 미덕이지만 자기소개서라면 애기가 달라진다. 합격을 바란다면 자기소개서 재활용 혹은 돌려쓰기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요즘 수많은 자기소개서 관련 서적과 유튜브 등에서 자기소개서를 손쉽게 잘 쓰는 비법들을 쏟아낸다.

 까다로운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하면 쉽게 쓸지에 대한 자세하고 친절한 꿀팁에다 심지어 항목 별로 똑 부러지는 작성 방법까지 일러준다.


 믿거나 말거나 알려주는 대로 따라만 하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퀄리티 높은 자기소개서가 바로 나온단다.

 여기에다 무슨 공식이니 프레임이니 누가 봐도 그럴듯한 타이틀까지 붙였으니 취업에 목마른 청춘들은 귀가 솔깃할 수밖에 다.

 풍선 부풀리듯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그런 비법들은 얼핏 보면 누구라도 자기소개서를 쉽게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할 정도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는 한순간에 뚝딱 완성할 수 있는 글이 아니다. 깊은 맛과 향을 자랑하는 고급 포도주가 되려면 오랜 숙성기간이 필요하듯 많은 시간 공들여 준비해야만 비로소 경쟁력 있는 자기소개서가 나올 수 있다.

 기업이 찾는 ‘적합한 인재’ 임을 어필하려면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적합한 인재란 (지원한) 기업이나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나 (조직) 문화에 부합하는 태도, 가치관 등 내면의 품성 또는 소프트한 역량을 고루 겸비한 인재를 말한다. 기업마다 인재에 대한 기준이 다르고 지원자에 대한 평가의 잣대가 다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기업이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기준은 철저히 ‘궁합’이다. 하나는 우리 회사와의 궁합, 다른 하나는 지원한 직무와의 궁합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딱 들어맞는 경험을 내세워 “나는 지원한 기업, 지원하는 직무와 궁합이 잘 맞는 적합한 인재(Right People) 임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이 속한 업종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다르고 선호하는 인재의 유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산업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역동적인 IT업종은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하는 인재,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인재를 선호한다.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는 IT분야는 신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표준의 제시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에 지원한다면 자율적·창의적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경험이 적합하다.


 반면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전통적인 제조업에 속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개인보다는 조직을 앞세우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상명하복이 강조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위계(Hierarchy)’중심의 기업문화가 자리 잡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재를 뽑을 때 누구와도 잘 어울릴 수 있는 협업과 융화력 있는 인재인지를 중시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협업·융화력과 관련된 경험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


 또 동일한 업종 내에서도 기업문화나 회사가 중시하는 (핵심) 가치, 인재상에 따라 적합한 인재에 대한 기준이 달라진다.

 패기와 열정을 지원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 기업이 있는 반면 근면과 성실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

 당연히 어떤 기업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어떤 내용(혹은 경험)으로 채울지가 달라져야 한다.


실력만큼 중요한 지원자와 회사의 코드 매치

 객관적인 실력도 중요하지만 회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는 곳이다. 서로 ‘코드’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슈퍼스타들이 모여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는 것이 기업의 현실이다.

 이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협업, 그리고 문제 접근 방법 스타일에 관련된 질문을 통하여 지원자가 회사의 가치관과 문화에 얼마나 맞는지를 평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Question

“다음 주까지 기한인 프로젝트가 있는데 동료가 상반된 접근 방법을 계속해서 주장해서 답보 상태인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매우 중대한 사안이 있는데 상사가 휴가를 가서 연락되지 않아요. 오늘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기업에 따라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선호가 다를 수 있다. 질서와 프로세스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라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보고 라인을 엄격하게 지키겠다고 대답하는 지원자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ask for forgiveness, not permission/결재 떨어지기 기다리다가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라)’문화가 강한 회사에서는 전혀 상반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출처: 훌륭한 인재 채용을 위한 면접관의 원칙(

https://blog.naver.com/PostView.nhn?isHttpsRedirect=true&blogId=eeeee5813&logNo=222060136265)


 또 같은 회사 내에서도 직무마다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역량이나 자질도 다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원한 직무와 나를 잘 매칭(Matching)할 수 있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예를 들어 창의성이 요구되는 기획업무에 지원했다면 기존에 없었던 혹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거나 아이디어를 제시했던 경험을 부각하는 식이다.


엔씨소프트 "자소서가 최종 당락까지 결정“

 엔씨소프트에 최종 합격하려면 자기소개서를 정말 잘 써야 된다. 면접까지 오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인·적성 합격기준도 높지 않기 때문에 결국엔 서류통과가 지상과제다. 매 공채마다 수 만장의 지원서가 들어오지만 학점·어학점수 등으로 필터링하지 않고 현업부서에서 모든 자기소개서를 다 읽어본다.

 서류 평가 시 집중적으로 보는 부분은 질문의 요지에 맞는 답변이 왔는 지다. 신입이 입사 후 성과를 내기 위해선 어떤 역량들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얼마나 준비가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과거의 경험들을 묻는 것이다. 자신이 열정적으로 했던 일, 결과 등을 서술한 자기소개서를 보면 지원자가 어떤 성향이고 어떤 태도로 업무를 대하는지가 어느 정도 나온다.  


 그러나 직무에 따라, 부서에 따라 원하는 지원자의 유형은 다를 수 있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에선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채용 홈페이지(recruit.ncsoft.net)에 매년 직무 소개서를 자세하게 올린다. 직무마다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 필요한 지식 및 스킬이 무엇인지 등을 뽑을 사람들이 직접 작성해 소개한다. 예를 들어 게임 개발이라면 게임 동아리에서 활동했거나 게임 개발 경험이 있고, 스크립트 언어를 써 본 사람들을 우대한다고 나와 있다. 이런 경험들이 자기소개서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합격에 유리하다- 출처: 머니투데이 2015.10.22


 영업직무에 지원한 경우라면 실제 영업환경과 비슷한 판매 아르바이트 경험을 집중적으로 어필해야 효과적이다. 또 영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인맥관리 혹은 네트워킹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터이다. 많은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직무의 특성상 네트워킹에 약하면 성과를 내기 힘들다.


 따라서 다양한 계층(연령)이나 분야의 사람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유지한 경험이 있다면 이를 상세하고 비중 있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

 또 유치원생 책 읽어주기 자원봉사를 했다면 다른 곳보다는 출판사에 지원할 때 더 돋보이고 빛나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반대로 연관성이 없는 경험을 잔뜩 나열하면 ‘준비가 부족한 지원자’, 심지어 ‘개념 없는 지원자’라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적극적이고 붙임성 좋은 성격이 요구되는 영업직무에 지원한 사람이 조용하고 내성적인 인상을 떠올리게 하는 경험을 언급한다면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 짚은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내향적이면 영업(직무)을 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고 살갑게 다가가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일이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영업직무에서 일할 직원을 뽑는 기업도 내향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기 십상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영업에 맞지 않는 사람을 채용한 다음 억지로 가르쳐서 일을 맡기기보다는 당연히 채용할 때부터 영업에 잘 맞는 자질과 소양을 갖춘 ‘적합한 인재’를 뽑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업에 (직무) 적합성이 떨어지는 지원자를 뽑으면  교육하는 데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거꾸로 꼼꼼함이 필수인 회계직무에 지원하면서 그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경험이 없거나 되려 ‘덜렁대는 성격’으로 비칠 수 있는 경험을 제시하면 좋은 평가로 연결되기 어렵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과연 지원한 직무에 어울릴까?” 의구심을 품거나 “도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어떤 일을 하는 직무인지 제대로 알고나 지원한 것일까?”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험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어떤 상황에서 장점이 되는 경험도 다른 상황, 즉 지원한 회사나 직무가 달라지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같은 경험도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따라 좋은 소재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합격과 불합격이 뒤바뀔 수 있다. 경험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가치의 상대성’이다.



코로나 취업난에 ‘묻지 마 지원자도 늘어

 코로나19로 촉발된 구직난 때문에 채용 공고마다 일단 지원하고 보는 이른바 ‘묻지 마 지원자’도 예년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올해 채용을 진행한 기업 531개사를 대상으로 ‘묻지 마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82.3%가 묻지 마 지원자가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올해 묻지 마 지원자가 증가했는지에 대해서는 40.5%가 ‘ 늘었다’고 답해, ‘줄었다’는 응답(6.4%)의 6배가 넘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53.1%였다. 올해 전체 지원자 대비 묻지 마 지원자의 비율은 평균 37.6%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묻지 마 지원자를 어떻게 판별하고 있을까? 전체 응답 기업들은 판별 기준으로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 부족(46.3%,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들었다. 근소한 차이로 △자소서, 면접 태도 등이 성의 없음(44.1%)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직무와 관계없는 스펙 기재(39.7%) △기업정보를 잘 모름(38.6%) △어느 기업에 내도 무방한 자기소개서(37.7%) △지원 자격기준에 미달(36.5%) △지원분야 잘못 기재(27.9%) △기업명 잘못 기재(17.9%) 등을 들었다.

 전형별로는 대다수(76.8%)가 ‘서류전형’에서 판별하고 있었다. 10곳 중 8곳이 무턱대고 지원한 것으로 판단한 ‘부실 지원자’를 1차 서류 심사에서부터 가려내고 있다는 얘기다. 묻지마 지원자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기업(57.6%)들이 ‘무조건 탈락’ 시킨다고 응답했다. 계속해서 ‘면접 등 추가 검증 후 결정’(29.2%), ‘무조건 감점’(9.4%) 등의 순으로, 대부분 불이익을 주는 편이었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2020.6.16


 솜씨 좋은 낚시꾼은 어떤 물고기를 낚고 싶은지에 따라 낚싯대와 미끼를 자유자재로 바꾼다. 낚싯대와 미끼의 종류가 그때그때 다르다.

 마찬가지로 ‘적합한 인재’라는 인상을 주고 싶다면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따라 경험의 선택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최적화된 경험’이 합격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맞춤형 자소서가 되어야만 그토록 바라는 취업이라는 꿈을 낚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적합한 경험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대한 지식은 많을수록 좋다. 그래야 내가 가진 경험 중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경험을 자기소개서의 소재(글감)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기업과의 접점(교집합)을 넓힐 여지는 커지고 그만큼 합격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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