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끼

by Qunsi

귀에서 또 죽으라고 말한다.

언제부터였을까.


처음에는 생각뿐이었다. '차라리 죽고 싶다. 너무 힘들어'

근데 시간이 지나 이제 점점 귀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굵은 남자의 목소리. 언제 영화에서 비슷한 목소리를 들었던가.


차가 다니는 거리, 높은 곳을 가기가 무섭다.

생각에서 목소리로, 목소리에서 행동으로 옮겨질까 봐.


집에 도착했다. 냄비에 따뜻한 콩나물국이 끓여져 있다. 조용히 어두 컴컴한 방으로 들고 와 겨우 한 숟갈을 뜬다. '따뜻하다. 아직 살아 있구나.'


그렇게 콩나물국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살아야지. 다음 밥 한 끼 까지는 버텨야지. 누구는 한주 한 살아간다는데 주는커녕 단 하루도 버틸 힘이 없다. 지금 내가 버틸 수 있는 겨우 다음 한 끼까지다.



일 년도 한 달도 일주일도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들 때는

다음 끼니까지만 버티면 된다.

그렇게 끼니가 모여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일 년이 된다.


그렇게 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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