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랜드

낙타

by Qunsi

우리 집 근처에는 놀이동산이 있었다.

'드림랜드'

지금은 북서울꿈의 숲으로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유일한 강북지역의 놀이동산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생일이었다. 아침부터 나는 놀이동산에 가고 싶다고 떼를 썼다. 아빠는 교통사고로 걷지 못하셔서 같이 갈 수는 없었고, 엄마에게 계속 떼를 썼다.

결국 엄마는 내 요구에 못 이겨 나와 아빠를 집에 둔 채 놀이동산을 데려가 주었다.

드림랜드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낙타였다. 태어나서 낙타를 처음 봤다. 난 그 자리에서 낙타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엄마는 나에게 사진을 찍으라고 낙타 근처에 서보라고 했다. 그러자 낙타 관리인이 낙타를 사진 찍으려면 돈을 내고 낙타등에 올라 타야만 찍을 수 있다고 했다.

엄마는 관리인과 싸우기 시작했다. 나는 옆에 서서 울고 한참을 싸우던 엄마는 결국 억지로 나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었고, 생일날 낙타 옆 울고 있는 내 사진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다른 놀이기구는 하나도 타지 못하고 놀이공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계속 울었다. 엄마는 뭐가 그렇게 화가 났었던걸까. 인정없는 낙타관리인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아이는 생일이라고 떼쓰지

누워있는 남편에 혼자서 모든걸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 때문이었을까.


오늘 꿈에서는 낙타를 실컷 타는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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