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안(破顔)의 뼈

나체인 듯 차가운 날에 짓는 씁쓸한 웃음

by 김아현

겨우 잦아든 시린 날에도

나체인 듯 차가워서

어떤 자리를 두고도

머물러도 되는지를 되묻던

시선은 저 행복감 향해 멀리 -


웃어라, 웃어 보여라

웃어야 복이 오나니

몸은 덜 힘든 세대가 아니냐

네가 웃지 않아서 몸이 힘든 거야


구름 형상이 쿡쿡 박힌 보조개

무겁다는 말 하등 하지 못하고

평면의 회색지만 축축-히 쌓이던

어느 청년의 눅눅한 이목구비


어떻게 그려야 표정이고,

어떻게 빚어야 귀가 허락할 말인지

얼굴은 어떤 얼굴이어야 변변한 안색인지

믿을 만한 것은 느낌 밖에 없고

읽어야 하는 건 분위기와 세상 밖에 없는데

어쩌다 용기 내어 그린 한 줄은

저 과거에도 있던 어느 한 줄


무엇으로 무엇을 이끌고 살 수 있는지

여기는 머물러도 되는 자리인지

탄탄한 아치형의 감각이

광활하기만 한 바람에 깎여

평면처럼 녹아내리던 날


평면의 얼굴은 유영하는 선 속에 갇혀

입체가 되니 끔찍해지기만 했고

그렇게 아플 통증이라면, 차라리

밤잠 설치는 성장통이었다면

자랄 뼈가 주어질 미래였다면


파도가 밀어닥쳐 -

숨 죽은 생각이 갈고 닦이면

새하얀 뼈가 되어 굴러올까

평면의 얼굴에 굴러올까

나로 살고자 하는 그 바람에

그렇게 밀려와

눅눅한 안빛에

파안(破顔)의 뼈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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