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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의 쇼

높아진 만큼 잊힌 것, 무너지지 않는 척은 그만

by 김아현

치켜들 줄만 알던 슬픈 운명이

펼쳐진 하늘을 빙글거리며

낙하할 자신을 잊어버리려 하네

디딘 땅 위에 디딘 발을 몰랐고

목은 잠시나마 맑은 천장에 잡혔고

신기루의 애칭에 불과하던 그 웃음

하늘을 감싸 쥐던 그들의 천장 쇼

상실의 곡조가 깊어가던 날에

무슨 일인지 드러누울 것 같던 천장

어딘가 한 마디씩 툭툭 출몰하는 문장

무너져야 내가 보이지

무너져야 나를 보지

비어있던 껍데기에 바람이 채워지고

마음이 마음과 마음을 가져오고

허공에 잡힌 것들을 소리로 끌어당기는

여기, 다음 장은 여기

쇼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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