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만큼 잊힌 것, 무너지지 않는 척은 그만
치켜들 줄만 알던 슬픈 운명이
펼쳐진 하늘을 빙글거리며
낙하할 자신을 잊어버리려 하네
디딘 땅 위에 디딘 발을 몰랐고
목은 잠시나마 맑은 천장에 잡혔고
신기루의 애칭에 불과하던 그 웃음
하늘을 감싸 쥐던 그들의 천장 쇼
상실의 곡조가 깊어가던 날에
무슨 일인지 드러누울 것 같던 천장
어딘가 한 마디씩 툭툭 출몰하는 문장
무너져야 내가 보이지
무너져야 나를 보지
비어있던 껍데기에 바람이 채워지고
마음이 마음과 마음을 가져오고
허공에 잡힌 것들을 소리로 끌어당기는
여기, 다음 장은 여기
쇼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