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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로(血路)

찬 바람에 얼어가는 감각에서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건

by 북인포레스트

광대


차례로 넘어지는 감각

얼음과 송곳만을 허용한

장렬한 칼춤,

허공과 결


뚫고 나가는구나

꼭 쥔 주먹의 악력이

죽어있다 살아나던

어느 바람 속에서


뜨뜻한 체온이 있고

벌리는 입의 있고

까슬한 입술이 있고

튼 입술 새로

미지근한 피가

흐르고


죽겠다고 하지만

걸으면서도 그래,

입술 사이로

빨간 것이 흐르는 게

지금은 아니란 걸


앞니로 혈의 출구를 막자

광대

얼굴에서 번뜩이는 불길

육신에 내재된 어느 경로가 환하면

옅게 상기하는 그 연붉음

그 언제 삼키었던 기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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