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P Jun 24. 2019

일년만의 유럽 첫 행선지, 프랑크 푸르트

2019.06.16

비행기를 탈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목배게, 텀블러, 넷플릭스 최소 10편, 비행기 안에서 해결해야 할 학교 숙제 4개(마감이 일주일이나 지나서 그냥 하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결국 해야만 하는), 비행기용 겉옷, 제일 편한 옷을 입고, 혹시나 기내식이 부실할까 챙기는 온갖 비건 간식,  무선 이어폰과 유선 이어폰, 충전기와 배터리 blah blah


중국에서 7시간 경유를 하는데 이런, 어딜 가도 와이파이가 없다. 공항에 있는 스타벅스 세개를 다 들렀는데 스타벅스에도 와이파이가 없다. 엄밀히 말하면 공항 와이파이가 있는데 sms인증이 필요해 결국 내국인에게만 열려있단 거다. 존나 치사한놈들...
결국 스타벅스에 앉아서 학교 과제를 강제로 처리하게 됐다. 사실 안했을지도 모를 일인데 덕분이다. 중국 공항이 내 학점을 지켜준거라고 치자. 과제를 하고도 시간이 남아 스페인어 공부도 했다. 이때가 마지막으로 스페인어 책을 펼쳐본 때다. 옆사람과 가벼운 대화도 했다. 간만에 아날로그다. 다른 사람들도 사정은 비슷한지 의자에 누워 책을 읽는다. 고요하다.


그리고 12시간짜리 비행기를 탔다. 중국 동방항공은 저가 항공인데도 비건 기내식이 잘나오는 편이다. 정말 구린 곳도 많아서 이정도면 평균 이상. 밥을 다 먹을 때 쯤 스튜어디스가 갓 데운 빵을 바구니에 담아 돌아다니며 나눠주는데, 비건이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내게 “나도 비건이야. 내가 보증해!” 라는 대답을 들었고 세상에서 제일 믿음직스러웠다. 그 스튜어디스는 이후 식사때 논비건 빵 대신 샌드위치를 챙겨주기도 했다. 이따 동방항공에 리뷰 남겨야겠다.


프랑크푸르트가 제일 싸서 (왕복 60만원) 그리고 작년에 만난 독일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뜬금없이 프랑크푸르트로 들어갔다. 워낙 나쁜 얘기만 들은데다 대도시를 좋아하지도 않아서 하루만에 이탈리아 남부로 넘어가는 비행기표도 같이 끊어놓고. (비행기를 최대한 안 타려고 하는데 금전적으로 비행기가 너무 쌌다. 는 결국 체크인 미리 안했다고 50유로 벌금을 매기는 등 폭탄을 맞았지만. 30유로짜리 티켓 사서 결국 120유로 냄 ㅋㅋㅋ)

작가의 이전글 대충 살자, 이탈리아 남부 사람들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