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KJ 유가장 Nov 13. 2018

회사 후배에 대한 질투

회사를 10년 다녀보니

회사를 다니다보면 꼭 저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도 그런 동기가 한 명 있었습니다.


어떠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눠도 거침없이 의사 표현을 하고
옷은 명품으로 휘감고
언제나 당당하고 주눅들지 않고 회사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영어도 잘하는 지, 말하는 중간중간에 영어 단어도 섞어서 사용합니다.


이러하니 주변에도 항상 사람이 많아 보였습니다.
출근을 하면 그에게 말을 거는 선, 후배도 많았습니다.
"진짜 오늘도 옷을 너무나 잘 입었다!"
"이 가방은 어느 브랜드에요?"
"머리는 어디서 하신 거에요? 저도 추천해주세요."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자리에서 근무를 하는 바람에 
그의 주변에서 나오는 아침마다 반복되는 이야기가 쉽게 들리네요.


저는 대기업을 다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경력직을 수시로 채용합니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정기 신입공채를 채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저와는 10살 정도 차이가 나는 파릇파릇한 친구들입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어찌나 한결 같이 옷도 잘입고
개성들도 뛰어난지 저의 10년 전을 되돌아 보게 만듭니다.


저희 사업부에도 오랜만에 신입사원이 입사했습니다.
키도 훤칠하고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친구입니다.
유머감각도 뛰어나서 같이 있으면 다른 사람을 웃게 만들 줄 아는 능력까지 있습니다.

원래 아침에 가장 시끄러운 자리는 명품을 좋아하는 제 동기의 자리였습니다.
그 친구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였죠.


하지만 신입사원이 입사하고 나서 조금씩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동기는 창가 자리에 앉아 있는데 그 창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햇빛이 저에게까지 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햇빛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이제는 제 책상을 다 덮고도 남습니다.
그 빛을 가리고 있던 벽은 이제 신입사원의 자리 족으로 움직였네요.


제 동기가 어느 날, 커피 한 잔을 하자고 하더니 신입사원에 대한 불만사항을 늘어놓습니다.
"그 신입이 나한테 직접 업무 요청을 하는 거야. 어디 신입이 중간 단계도 안 거치고 요청을 하냐!"
"오늘 신입 옷 입은 거 봤어? 옷 입는 센스하고는."


물론 동기의 말도 일리는 있습니다.
회사의는 위계와 질서가 있고 순서도 필요한 곳이니까요.
그런데 어딘 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동기의 모습은 제 기분 탓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끊임 없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런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많을 지도 모릅니다.
희한하게 제가 잘하지 못하는 업무 분야를 다른 동료가 성공적으로 해내는 모습을 보면
응원해주고 박수를 쳐주기는 하는데 무언가 약간은 1% 진심이 부족한 느낌도 들고요.
이런 마음을 '질투'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그런데 사실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고 완벽할 수 없는데 말이죠.
알지만, 알고 있지만 내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만은 않네요.
인생의 주인공은 나인데 내 자신만 바라보고 나 자신에게만 집중해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부족한데 말이죠.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를 키우며 회사 다니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