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10년 다녀보니
왜 회사를 다니다 보면 이럴 때가 있지 않나요?
오늘따라 알람은 왜 들리지 않는지,
아침부터 지각을 했습니다.
매일 출근하자마자 커피 한 잔에 담배를 태우러 나가시던
부장님은 오늘따라 떡하니 자리에 앉아 계시네요.
제가 인사를 해도 매일 시큰둥하게 받으시더니
오늘따라 엄청나게 큰 소리로 "어, 유대리! 지각했구먼! 요즘 같은 날씨에는 잠이 많이 와요 ㅎㅎ"라며 인사를 받으시네요.
관련 업체에서 온 메일만 읽었을 뿐인데 오전이 다 지나갑니다.
점심은 따뜻한 국물을 먹으니 오후는 잠이 밀려오네요.
그런데 부장님이 갑자기 회의를 소집합니다.
이번 회의의 가장 주요 포인트는 '졸음 참기'였습니다.
어렸을 때 겪었던 가장 슬픈 일부터 시작해서 가장 최근에 화가 난 일까지 생각하며 잠을 깨느라 꽤나 노력을 합니다.
이제는 퇴근 시간.
정말 긴 하루였습니다.
이제 슬슬 가방을 챙기려는데 이게 웬일.
제가 3일 전에 보냈던 기획안에 대한 피드백을 부장님이 이제야 주시네요.
웃으면서 피드백 사항 반영하여 내일 9시에 회의를 하자며 인자한 표정과 함께 퇴근을 하십니다.
이렇게 답답한 하루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까요?
친구와 전화를 하며 상사 욕을 실컷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의 회사 상사를 전혀 모르는 친구와 함께 말이죠.
마음속에 있던 응어리를 한번 마음먹고 풀어보는 겁니다.
전화기 속에서 부장님을 정말 정말 처절하고 비참한 스토리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봅니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을 읽어보는 것은요?
굳이 돈 주고 사서 집에서 시간 내서 읽지 말고요.
오늘 같은 날은 집에서는 좀 쉬어야 합니다.
가볍게 퇴근하는 길에 서점에 잠깐 들러 읽어보는 겁니다.
약간은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더 좋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 이런 사람도 이렇게 고생을 했구나. 내가 오늘 겪은 일은 별 거 아닐 수도 있겠어.'
나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인 사람을 보며 나 자신을 위로해 봅니다.
지금의 이 기분이 잊히기 전에 '목표'를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처럼 소중한 사람이 언제까지 이런 상황 속에서 회사를 다녀야 할까요?
이 상황을 완벽하게 타계할 계획을 세워봅니다.
분노에 찬 상태로 계획을 세우다 보면 어렸을 때, 장래희망부터 시작해서 오랜만에 내가 고등학교 때, 꿈꾸었던 어른이 되었을 때의 모습까지 생각이 나며 추억에 잠기게도 됩니다.
내가 독하게 목표를 꼭 달성하리란 다짐을 오늘 하루뿐 일수도 있지만 마음속으로 해봅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유난히 일이 안 되는 날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 내일 회사를 가야 하잖아요.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내는 연습도 필요할 것 같아요.
퇴근 후에도 회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슬픈 상황을 만들지 말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