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민 May 06. 2016

잡을 수 없지만

잡지 못하기에 아름다운 것

계절 중에 가장 아쉬운 이별이 있다면 봄이라 생각 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 봄과의 이별을 가장 아쉬워 하겠죠. 그중 큰 이유 중의 하나라면, 금새 지는 벚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범준 씨의 노래 '벚꽃엔딩'이 아직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4월 즈음 집 근처 피었던 벚꽃

이처럼 이별하고서 우리가 그리워하고 아쉬울 수 있는 건,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그렇게 아쉬움으로 그리움으로 끝내버리기에는 참 슬프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이별은 마지막으로 '기대'라는 선물을 주고 떠나는 것인지 모릅니다.


슬플 수도 있습니다. 네, 정말 아플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모습의 이별이라도 이별은 뜨거운 냄비를 실수로 잡아 입은 화상처럼 계속 얼얼하게 아프고, 조심스럽게 만드니까요. 그런데 우린 아픈 사이 내년에 다시 벚꽃이 필 것처럼 '기대'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어떤 이별이든 충분히 아파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아파하는 동안 '기대'마저 아파서 잊어 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꽃은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피어주니까요.

당신도 누구에게나, 어디에나 피어날 수 있으니까요.



잡을 수 없지만


지나간 계절을 잡을 수는 없지만

다가올 계절을 기다릴 수 있어요


스쳐간 바람을 잡을 수는 없지만

다가올 바람을 기다릴 수 있어요


얼마나 많은 것들 스쳐 지나갔나요

얼마나 많은 기대가 우리게 오나요

작가의 이전글 소녀가 소녀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