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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민 Jun 13. 2016

추락

떨어짐의 삶

나뭇잎의, 낙엽의 떨어짐에는 소리가 없어서 언제부터 바닥에 있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떨어짐과 죽음에 관심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나무에 함께 초록으로 빛을 낼 때는 눈여겨 보기도 하지만, 떨어진 각자의 나뭇잎들은 치워야할 쓰레기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함께 흔들렸던 날들을 추억합니다. 그래서 나뭇잎의 떨어짐에는 추락에는 외마디 비명도 없습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추억이기에 떨어짐을 두려워하기보다 자유롭게 바람과 함께 불어 움직여갈 여정을 기뻐한다면, 떨어짐의 즐거움(墜樂)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추락

나뭇잎은 떨어짐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소리없는 죽음조차 외로웁지 않았나봐


그래서 나뭇잎의 떨어짐은 소리가 없어

이따금 나뭇잎들 바스락 소리내어 울뿐


그러니 떨어짐을 두려워하지 마


함께 울어줄 나뭇잎들 여기 있

지금도 바스락 거리며 들려오니

떨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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