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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타이거 Mar 27. 2023

직장인을 성장시키는 걷기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의 소중함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루에 절반을 버텨냈다는 안도감, 오늘은 어떤 메뉴가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설렘, 오전에 있었던 상사 험담을 동료에게 빨리 하고 싶은 기대감. 점심시간은 직장생활의 파라다이스 같은 존재다.

아무리 바쁜 업무 중에도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은 주어진다.

점심시간은 어쩌면 직장이 힘들어서 도저히 못 다니겠다는 푸념을 푸념에 그치게 만드는 특효약인지도 모르겠다. 직장인에게 소중한 이 시간이 오히려 고용주에게도 노동을 요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간인 것처럼.


예전에는 다 같이 먹고 다 같이 쉬었다.

점심을 먹고 나면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삼삼오오 모여서 담소를 나누었다.

하지만 점심시간의 모습도 정말 많이 달라졌다.

개인적인 약속을 잡거나 테이크아웃으로 간단히 자리에서 해결하며 유튜브를 보고 자기 계발을 하기도 한다.

나도 아직은 팀원들과 점심을 함께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진 못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밥을 먹고 걸으려고 노력한다.

점심시간 여의도 공원을 산책 중인 직장인들이 많았다. 나만 반대방향으로 돌고 있네..
1년에 얼마 안 되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시즌이다. 요즘 같은 날은 무조건 걸어야 한다!




1년에 240시간이 넘는 점심시간.

그 시간을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걷기보다 좋은 건 없다고 자부한다.


첫째,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혼자 걷기 시작하면 내 머리를 둘러싸고 있던 생각들과 마주한다.

오전 업무를 복기하면서 풀리지 않던 실마리를 찾기도 하고, 오후에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철학자 니체는 '진정으로 위대한 생각은 걸으면서 나온다'라고 했다.

정말 그렇다.

누군가와 다투고 화가 나고 마음이 괴로울 때도, 슬프고 우울할 때도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다. 화가 풀리고 용서가 되고 기분도 약간 업이 된다.

걷다 보면 생각을 하게 되고, 객관적으로 문제를 보게 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결국 나의 문제를 발견하게 되고, 나의 잘못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정리된다.

걷기는 내 안의 평화를 찾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둘째, 자연에서 에너지와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봄에 걷지 않는 건 유죄다.

겨울철 움츠려있던 어깨를 펴고 밖으로 나가자.

봄의 여왕 벚꽃 말고도 수많은 꽃과 나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단풍잎이 오므라드는 건 겨울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식물들의 모든 행동에 의미 없는 건 없다. 식물들은 화학물질을 날려 서로 대화하고 있다.

이름은 모르지만 하나하나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여보자.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변화와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에너지가 내 몸으로 전이되는 기분이 든다.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사라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우리는 자연의 일부다.


셋째, 점심시간 걷기는 계속 직장에 다니기 위한 최소한의 체력관리다.

밥 먹고 바로 자리에 앉는 건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좋지 않다고 기사에서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늘 뛰고 있는 토끼는 2년밖에 살지 못하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거북이는 400년을 사는 것처럼 운동을 해야만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건 틀린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잘 먹고 잘 쉬고 적당히 움직여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건강에 대해 더 이상 논할 생각은 없다.

건강이야말로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하지만 정답은 없는 것이니까 각자의 몫으로 남겨둬야겠다.  




점심시간에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걷는 건 도저히 피곤하고 귀찮아서 못하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외 나머지 모든 직장인분들은 점심을 먹고 10분이라도 꼭 걸으시길 강력히 추천한다.

특히 점심시간에도 보고서 작성하느라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우리 사무실 동료들..


내일부턴 자리를 박차고 화려한 봄으로 들어가자!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도(조아작가님 제공), 순천(개짱이작가님 제공), 부산(글향작가님 제공), 서울(마마무작가님 제공) 3월27일 기준 남쪽 지역의 만개한 벚꽃 모습


#글루틴 #팀라이트 #매일글쓰기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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