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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타이거 Oct 14. 2024

인생엔 플랜 B가 없다

그러니 어찌 플랜 A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세상 누구에게나 한 번뿐이다.

더 이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인생은 너무나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그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그때 이런 선택을 했다면 훨씬 잘되었을 텐데. 이런 생각들은 의미가 없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재선택의 기회도 절대 주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소중한데 왜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고 주저하고 갈팡질팡하는 걸까.

물론 그만큼 소중한 인생이니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함이라지만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어차피 한 번의 기회밖에 없으니 나은지 못한 지 비교자체가 불가하다.

더 나은 선택처럼 보이지만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잘못된 선택처럼 보이지만 꽤 괜찮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인생에 플랜 B가 있다면 과연 축복일까 저주일까.

10대로 돌아간다면 죽기 살기로 공부했을 거다.

20대로 돌아간다면 나의 진로와 직업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을 거다.

30대로 돌아간다면 직장생활에 더 여유를 가지고 자신 있게 했을 거다.

이제 곧 40대로 돌아간다면 좀 더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을 거다라고 말할 것 같다.


하지만 그 모든 세월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내가 있다.

과거의 내가 별로고 못마땅한데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응원하기는 힘들 것이다.

플랜 A 뿐이라 가혹하고 늘 아쉬운 인생이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고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떠한 상황과 마주쳐도 실패라 부르지 말자.




퇴근길에 예전 첫 직장 선배한테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1년 만에 우린 퇴사를 했고 나는 다른 회사로 이직했고 선배는 보험 일을 시작했었다.

그 당시 보험은 주로 아줌마들이 지인들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로 팔았다.

말끔한 양복을 입고 젊은 엘리트 이미지를 앞세워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방식블루오션이나 다름없었다. 사회초년생이었던 나와 동료들은 그들에게 황금어장이었다.

그 시절 들었던 보험은 시간의 힘으로 수익률도 좋고 안정적이었다.

선배도 수년간 우수한 실적을 올리며 계속해서 잘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고향에 내려가 탕후루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하루에만 200~300만원의 매출을 찍었다고 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왜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을까.

매장을 3개까지 늘렸지만 탕후루의 인기는 단 6개월 만에 거짓말같이 사라졌다.

디저트류의 유행 주기가 짧다지만 보통 2년은 되는데, 탕후루는 단 6개월뿐이었다.


한 번은 내가 내고 있던 보험을 좀 더 공격적인 투자 상품으로 변경해 보려고 선배와 얘기한 적이 있다.

결국 선택은 내가 하는 거라고 했지만 이 한마디 말을 남겼다.

'욕심이 화를 부른다.'

그 진리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선배였다. 누구보다 계획적이며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밀려오는 돈을 보니 감정이 이성을 앞서고 말았던 것이다.


과연 다시 돌아가면 선배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고 후회돼서 자다가도 눈이 번쩍 떠지는 각자만의 그 순간.

그때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다시 실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는 눈에 보이는 사실도 잘 믿지 못한다. 그저 내가 믿고 싶은 대로 믿을 때가 많다.




어쩌다 기대 이상 일이 잘 풀리고 잘 해내는 경우도 있지만 실수하고 실패하고 넘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그 모든 것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다.

인생에 가장 실패였다고 생각하는 그 사건.

어쩌면 그 사건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모든 순간이 나의 고유한 개성이며, 내가 유일한 존재인 이유이다.

그러니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지난 시간들이 못마땅하다면 더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

이미 지난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 다가올 과거는 바꿀 수 있으니까.


내 인생의 플랜 A를 사랑한다.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인생 플랜.

하루하루 더 멋진 계획들로 채워봐야겠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따분하고 지루한 일상이 아니라 가슴이 뛰고 온몸에 에너지가 충전된 듯 설렘과 기대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내 인생의 계획은 오직 내 마음먹기에 달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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