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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kukuna Dec 19. 2019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상의 감정들

2014년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라는 곡은 발표되자마자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나도 한동안 밤마다 양화대교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듣곤 했다. 그는 무심한 듯 툭툭 내 뱉는 노래로   가족에게 정말로 사랑한다 고백하고 있었다.  그의 음악은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차마 쑥스러워 꺼내지 못했던 우리들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만 같았다.


자이언티는 택시운전사였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곡에 담았다. 유년시절 그는 일을 나간 아버지께 종종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었다. 아버진 항상 양화대교라 대답했다. 아버지가 새벽에 운전일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마다 어린 아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아버지는 곤히 자고 있는 아들을 깨우는 대신 별사탕 같은 과자를 머리 맡아 놓아 두었다. 어른이 된 자이언티는 세상에 나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와 가족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아버지가 매번 오고 간 양화대교를 건너며 어릴 적 아버지의 사랑을 기억하며 노래한다.

'행복하자~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우리는 경험을 통해 수많은 감정들을 느낀다. 그날의 날씨, 공기의 온도, 바람의 감촉, 함께 했던 이들의 모습 등등 인간의 감정을 유발한 경험들은 무의식 안에 깊게 자리 잡는다. 우리는 종종 과거 기억 속 긍정적 경험들을 꺼내어 보며 그때의 감정들을 재생시킨다. 특히 긍정적 의미가 담긴 지난 기억들은 현재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게 한다.


행복은 단 하나의 감정이 아니다.


<굿 라이프>의 저자 최인철 교수는 일상을 벗어나서 아주 특별하고 신비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고 말한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어떤 특수하고 개별적인 감정이 아니며 본질적으로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보통 행복이라는 단어를 단 하나의 감정으로 좁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충분히 행복하면서도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다. 심리학에서는 행복한 감정을 측정할 때 <PANAS>라는 도구를 빈번하게 사용한다. <PANAS 감정 목록>에 포함되는 긍정 감정과 부정 감정 열 가지는 다음과 같다.



<굿 라이프>



행복한 감정 상태를 측정하는 스무 가지 감정에는 '행복하다'와 '불행하다'라는 감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는 행복한 감정 상태가 행복이라는 개별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상태가 아님을 의미한다.


행복음 단 하나의 감정만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제시한 열 가지 긍정 정서와 함께 포함되어 있진 않지만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 더 많은 긍정 정서를 경험하면 되는 것이다.


긍정 정서가 행복이고 이것이 우리에게 좋은 기분과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 도처에 널려 있다. 살랑이는 봄바람, 이른 아침 창가로 비치는 따뜻한 햇살, 여행, 가을 빗소리, 향긋한 커피, 그리고 자이언티의 아버지가 머리맡에 놓아둔 별사탕처럼 일상 행복의 종류에는 끝이 없다. 조금만 주변을 살펴보고 마음을 기울인다면 지금 바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만족하고 이미 감사하고 이미 고요하고 이미 즐거우면서도, 여전히 행복이라는 파랑새 같은 감정을 경험해야만 한다는 숙제를 안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굿 라이프>


그렇다. 행복은 철저하게 일상적이다. 이 행복은 우리 일상에 있는 것들이다. 우연하게 발견해야만 하는 것이 결코 행복은 아니다.


내 일상의 행복엔 어떤 감정들이 있을까?


요즘엔 나만을 위해  고요한 시간들 안에 온전히 머물고 있을 때 행복하다.(솔로라 가능한 일이지만) 햇살이 내리 쬐는 창가 책상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책에 마음을 집중하다 보면 요동치던 마음의 파도는 잔잔해지고 평화로움이 깃들기 시작한다. 평화로움은 어느새 몰입이라는 무아지경의 상태로 나를 이끈다. 현재에 머물며 행하는 모든 것들에  의미가 부여된다. '지금'이라는 시간에 부여된 '의미'는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마저 사그라들게 만든다.그리고 삶을 향한 의지에 용기라는 거름을 뿌려 나를 더욱단단하게 만든다.


굿 라이프는 의미가 가득한 삶이다. 의미는 우리 삶에 질서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준다. 의미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하며 죽음의 공포라고 하는 가장 본질적인 존재론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굿 라이프>



물론 모든 두려움이 삶에서 몽땅 사라지는 건 아니다. 순간순간의 삶에 집중하다 보면 전반적인 삶에서 두려움의 빈도와 크기가 잦아듦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순간의 집중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그 의미는 고통을 이겨 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의미의 발견이 고통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있다면, 의미의 부재는 쾌락을 고통으로 변화 시기는 힘이 있다. <굿 라이프>


스스로 삶을 쓰기 시작했다.


몰입하는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는 요즘 내 삶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다.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은 내게 그리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 물론 그 세상 안에 존재하는 나라는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아홉수라는  시간 때문이었을까. 앞으로 점점 남은 날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조바심에 뭔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왔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했다. 좁은 세계에 머물던 인식은 바깥을 향했고 새로운 세상으로 발을 내딛었다. 인식의 전환과 함께 심리적 변화도 일어났다.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다보니 여러 가지 긍정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감정들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게 했고 남은 날들의 내 이야기가 좀 더 의미 있고 재미있게 씌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했다.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스토리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소한 즐거움이 일상에 선물같이 찾아왔다.


굿 라이프 어렵지 않아요. 우리 함께 해봐요.


굿 라이프, 결코 어려운 미션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굿 라이프는 열려 있다. 알듯 말 듯, 행복이 잡힐 듯 말 듯 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최인철 교수가 이야기하는 <굿 라이프 10계명>을 기억해두고 삶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굿 라이프의 3+7 시스템』


인간은 매 순간 자신의 세상을 경험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삶 전체를 평가하는 존재다. 경험하는 매 순간에 자신의 삶에 좋은 것이 많으면 그것은 '좋은 기분'이라는 신호로 나타난다. 자신의 삶 전체를 평가할 때 좋은 것이 많다고 느껴지면 그것은 '만족'과 '의미'라는 신호로 나타난다.


<3가지 신호>

1. 좋은 기분(Good  feeling)
2. 좋은 평가(Good evaluation)
3. 좋은 의미 (Good meaning)


저자가 다음의 일곱 가지를 선정한 기준은 위에서 소개한 세 가지 신호와의 연결성 때문이라고 한다. 좋은 기분, 자기 삶에 대한 만족, 그리고 삶의 의미를 제공해주는 역할이 강한 것들로 일곱 가지를 선정했다.


<7가지 좋은 것들>

1. 좋은 사람(Good people)
2. 좋은 돈(Good money)
3. 좋은 일(Good work)
4. 좋은 시간(Good time)
5. 좋은 건강(Good health)
6. 좋은 자기(Good self)
7. 좋은 프레임(Good frame)



<굿 라이프>

, 그럼 이제 모두들 행복할 준비 되었는가?

자이언티의 노래처럼 , 행복하자. 우리. 아프지 말고.



참고 도서 :<굿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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