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낯설다.
백지 같았던 나의 삶에 첫 스케치가 이루어졌던 그곳은 너무 생소했다. 영원히 잠든 그의 곁에 놓아둔 사진. 그와 함께 그 집에서 찍은 단 하나뿐이었던 유일한 그 사진. 그가 양팔로 아이 둘을 껴안고 해맑게 웃고 있던 사진 속 그곳 아니 내 기억 속 모든 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지도 속 화살표를 요리조리 돌려가며 주변을 살폈다. 혹시 내 기억과 맞닿은 것이 하나라도 보일까 싶어 한참 동안 마우스를 클릭했다. 모니터 속 세상은 내가 원하는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가서 보자. 어떤 흔적이라도 남아 있을 거야'
노트북의 전원을 끄고 덮으려는데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주소가 신경 쓰였다. 가서 보자 했지만 자꾸만 궁금했다. 다시 노트북의 전원을 켰다. '어차피 갈 거잖아' 라고 머리는 생각했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다르게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인 손가락은 이미 두번째 주소를 검색창에 입력하고 엔터키를 누르고 있었다. 두번째 집 지도다. 심호흡을 크게하고 거리뷰를 클릭했다.
화면이 바뀌는 순간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나도 몰랐던 어떤 마음이 눈물과 뒤섞였다. 나는 고개를 떨구고 손등으로 눈물을 훔친 뒤 다시 고개를 들고 눈을 감았다.
'이곳은 그대로잖아.그대로야...괜히 먼저 찾아봤어. 그냥 가서 볼걸. 그냥 가서 볼걸...'
감은 눈 속으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립지 않다고
보고 싶지 않다고
이젠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속
그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