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길을 잃고 헤매는 꿈을 꾸곤 한다.
내용은 늘 똑같다.
과거 내가 살던 어느 집에서 외출을 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려는데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맨다.
그러다 결국 찾아 간 집은
바로 떠나온 그 집이 아니라
훨씬 더 이전에 살았던
집을 찾아간다.
길을 잃는 꿈의 패턴은 변함이 없다.
다만 떠나온 집과 다시 돌아갈 집이
다르다는 것
그 한 가지만 달라질 뿐이다.
며칠 전 이사를 한 이곳에서
오늘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곳을 찾아가는
낯선 길.
행여 길을 헤맬까
행여 도착 시간이 늦을까
간밤에 출근길을 지도로 찾아보았다.
이번에도 당연히
길을 헤매는 꿈을 꾸겠거니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왜 일까?
이번엔 왜 그 꿈을 꾸지 않은 걸까?
낯선 출근길에서
점점 익숙한 길로 접어들면서
알았다.
그 꿈은
공간이 아닌
관계의 갈등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걸.
해결되지 않은 과거 관계 속 갈등들의 감정이
마음 깊숙이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다가
현재 어느 날 문득
비슷한 관계의 갈등 상황 속에
놓인 그때
꾸게 되었다는 걸.
지금 난 익숙한 공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오늘도 익숙한 이 공간 속에서
낯선 이들을 또 만나겠구나.
오늘 하루는 또 어떤 상황들 속에서
내가 몰랐던 나를 만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