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아무거나 막 타지마.

by Ikukuna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를 잘 못 탔다.

아니 잘 못 탄 건 아니다.

집으로 가는 버스 중 타보지 않은 버스가 오길래

그냥 한 번 타보고 싶어 올라탔다.


"기사님! 이 버스 OO 가죠?!"

"네~ 갑니다~"


전문가의 확인 응답이 떨어짐과 동시에 안심을 하고 버스에 올랐다.


마을버스는 10분만 타면 되는데

이 버스는 30분이나 걸렸다.


빙빙빙

버스가 여기저기를 돌아 돌아간다.


며칠 전 길을 잃었던 곳으로

버스가 향한다.


그때는 해가 비치는 낮이었는데

오늘은 깜깜한 밤이다.


어느 회사원이 회식을 했나

갑자기 돼지갈비를 화로에 구운 향과 알코올의 스멜이

버스 안을 가득 채운다.

내 오감이 반응한다.


킁킁킁


버스를 타니 멀미가 났다.

속이 울렁울렁거리는데

내 오감을 자극하는 냄새 때문에

갑자기

식욕이 솟구친다.


'아. 돼지갈비에 시원한 맥주가 먹고 싶네'


버스로 낯선 동네 유랑을 끝내고

편의점에 들렸다.


진라면 매운맛 컵라면 하나와 시원한 맥주 한 캔을 집어 들었다.


몇 개월 만에 먹는 맥주인가.


그새 맥주값이 오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먹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 결국 땅콩과자도 집어 들었다.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책을 펴 들고


라면과 맥주를 먹었다.


갈비는 다음을 기약했다.


오랜만에 마신 맥주 한 캔의 위력은 대단했다.


몇 시간을 책과 노트북 앞에 앉아 있게 만들었다.



타닥타닥 타타닥


약간의 알딸딸함에 자판을 두드리는 내 손이 이리도 경쾌해질 줄이야.


내일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야지.

뱅글뱅글 도는 버스는

너무 어지러워.

몸도

마음도.

생각도.

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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