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주어서 고마워요. 우리 또 만나요......
오늘 업무가 끝나갈 무렵 한 여성분이 내가 근무하는 업장에 들어왔다.
업무 마무리를 짓느라 바삐 움직이는 내 뒤통수에 대고
그 여성분은 이렇게 말했다.
"여기도 오늘 하루 종일 정신없었겠어요. 오늘 많이 힘드셨죠?!"
그녀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시선을 마주치고 대답하기 위해 뒤를 돌아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보는 순간 너무 놀랐다.
핏기가 하나도 없는 곧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그녀 모습.
낯빛이 너무 노래 보여 잠시 놀랐다.
몇 해 전 돌아가신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염을 하는 아버지를 마주했던 그 낯빛과 너무 닮은
그녀를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순간 그녀가 지금 많이 아프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와 표정은 얼굴빛과는 다르게 너무나 생기 있었다.
그녀가 내게 건네는 '하루 동안 힘드셨겠다'는 위로의 말을 듣고 있노라니
뭔지 모를 가슴 뭉클함이 밀려왔다.
그녀는 말했다.
"사실 제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의식이 없었어요. 거의 죽은 거나 다름없었어요. 담당 선생님께서도 가족들에게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었대요. 가족들이 그 말을 들었을 땐 전 거의 죽음을 넘나 들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기적적으로 깨어났어요. 깨어난 뒤 한동안은 정신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난동을 부렸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죽음 가까이 갔다가 돌아온 거라 그랬던 거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러다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어요. 회복 속도도 점점 빨라지더니 이렇게 다시 살아났어요. 전 이렇게 제가 살아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기적이에요'
생과 사를 넘나들다 다시 깨어나 이렇게 살아 움직이기까지 그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너무 밝게 웃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녀에게 지금 주어진 생이 얼마나 소중할까? 그녀는 정말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겠구나. 내가 그녀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지금 현재의 삶을 얼마나 소중하게 대하고 있는지를 그녀의 모습을 통해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지금 현재를 감사하는 그녀의 모습......
아직도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맑은 목소리. 나를 향해 밝게 웃는 미소. 따뜻한 말 한마디.
언젠가 다시 그녀를 만난다면
오늘 힘들었던 내게 당신이 건넨 위로의 한 마디가
나를 살아가게 한 힘이 되어 주었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꼭 인사를 전하고 싶다.
'고마워요!!! 그리고 건강 회복해서 언제 어디서든 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