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과 무명 사이 어딘가

또 다른 자유와 책임

by 지훈
eqfXWmS2RfJyybXGbGiqstpbugQ.WEBP 라디오스타 - 류승수

어릴 적부터 저는 유명인의 삶을 꿈꿔왔습니다. 방송에 나오는 이들을 보며, 나도 사람들에게 특별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바람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모두 유한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만큼, 그 속에서 특별해지고자 하는 욕망은 본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이름이 알려진다는 것을 넘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회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얻게 되고, 그 인지도는 곧 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유명해짐으로써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때로는 그 자체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결국 확실성의 한 형태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집단과 나의 확실성을 교환하는 수단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통해 이익을 얻거나, 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입니다.


한때 저도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적이 있습니다. 돈이 많다면 무수히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고,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돈을 많이 벌게 되는 원리로 인해, 돈과 명성은 불가분의 관계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돈이나 명성에 얽매이기보다는 지금 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좋다고 느낍니다. 유명함과 무명함, 그 사이 어딘가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저라는 존재이니까요.



유명해진다는 것은 결국 평가의 양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더 많이 보고, 나를 더 많이 평가하게 되는 상태죠. 그리고 그 평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계없이, 유명세란 바로 그런 “더 많은 시선 속에 놓이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기쁨이나 성취감만을 동반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동시에 무거운 책임늘어난 부담을 안겨줍니다. 유명함은 나를 드러내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나에 대한 오해와 과장된 평가도 불가피하게 따라오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유명해지거나 무명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의적이거나, 외부의 상황에 휩쓸려 결정된 삶이 아니라, 나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것 말이죠.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 스스로 선택한 존재가 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자의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 삶에 대한 주체성을 가진다는 것이며,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지겠다는 선언입니다. “남이 정해준 삶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간 삶”이라는 믿음은 때로는 어려운 순간에도 나를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유명해진다는 것이 내가 선택한 방식일 때, 그 평가는 더 이상 외부의 통제가 아닌, 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된 현실이 됩니다. 나를 둘러싼 평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것은 모두 내가 스스로 열어둔 문에서 시작된 것이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죠.



제가 글을 쓰는 것도 어쩌면 이 자의적 선택의 일환일지 모릅니다. 글을 통해 나의 생각과 이야기를 남기고, 그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마음은 어쩌면 제가 가진 본성의 일부일 겁니다.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제할 수 없지만, 그것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통제할 수 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어쩌면 제가 제 삶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려는 시도일지도 모릅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순간 제 생각을 기록하고 공유하려는 행동은 분명 제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글이 남기게 될 영향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공감하며 저에게 호의적인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고, 반대로 불편함을 느껴 조용히 글을 닫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아무도 읽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저는 스스로를 표현하며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결국 다시 “Carpe Diem”으로 돌아옵니다


지금 이 순간, 글을 쓰고 있는 저의 마음속에도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이 글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내 생각이 제대로 전해질까?”

“혹시 맞춤법이 틀리진 않았을까?”


이 모든 질문들은 제가 글을 쓰며 느끼는 불확실성을 보여줍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내 생각을 기록하는 것 이상으로, 그것이 세상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하고 예상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저는 한 가지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글은 지금의 제가 쓰고 있지만, 미래의 제가 이 글을 어떻게 다룰지는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이 글은 언젠가 미래의 제가 읽게 되겠지요. 그때의 저는 지금 이 순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다른 경험을 쌓았고, 다른 관점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저는 이 글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어쩌면 “왜 이런 글을 썼을까?“라며, 부끄러워할지도 모릅니다.

혹은, 지금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해 글을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가능성들은 모두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의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 저의 생각과 마음을 기록하고, 또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발견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미래의 제가 이 글을 지우거나 수정한다고 해도, 그것은 그 시점의 나가 판단한 선택일 뿐, 지금의 저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유명해지는 것이든, 무명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든, 그것은 결국 내가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선택일 뿐입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현재의 나는 분명 존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받아들이고, 그 순간에서 의미와 행복을 찾는 것입니다. 유명과 무명이라는 구분은 단지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관점일 뿐, 그 속에서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어, 내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저는 Carpe Diem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저를 표현하며, 또 스스로를 탐구하고 있으니까요.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중요한 건 제가 지금 나 자신에게 충실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제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며, 유명과 무명 사이의 흐름 속에서 진정한 나를 살아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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