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불꽃같이

심장을 바쳐라

by 지훈

심장은 매일 뛰고 있다.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묵묵히 박동할 뿐이다. 그 심장은 나를 위해 움직이지만, 때로는 무언가 다른 목적을 위해 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꿈을 위해서든, 신념을 위해서든,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든, 또는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살아 있기 위해서든 우리는 어차피 심장을 바쳐 살아간다. 그 심장이 타오르며 만들어 내는 충동과 열정, 그리고 때론 열망의 불꽃들은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곤 한다.


불꽃은 어느샌가 커다란 빛을 내며 세상을 밝힐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그것이 삶의 잔혹함이자 동시에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자유로운 불꽃처럼 시간을 따라 나아가는 우리 역시, 어떻게 쓰일지 모른 채 자신의 에너지를 뿜어낼 뿐이다. 하지만 그 에너지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어쩌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경외나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불꽃의 본성은 그저 타오르는 것. 우리의 본성 또한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이며, 결국 나 자신을 소진하고 확장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곧 살아 있다는 증거다. 심장을 바쳐야 한다는 강렬한 끌림 아래, 우리는 매일 조금씩 새로운 결론에 이른다.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처럼, 오늘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것. 메멘토 모리라는 말처럼, 죽음을 기억하며 우리의 시간과 욕망을 재정비하는 것. 그리고 아모르파티처럼,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 모든 것이 결국 불꽃처럼 뜨겁고 눈부신 흔적을 남기려는 열망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불꽃은 과연 어디까지 타오를 수 있을까. 생의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마치 다 태운 재처럼 허무해질 수 있겠지만, 그 사이에는 분명 엄청난 빛이 존재했을 것이다. 불꽃을 통해 누군가는 길을 찾았고, 누군가는 새로운 희망을 봤으며, 또 누군가는 스스로를 정의 내리고 자부심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런 순간순간의 빛이 모여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나라는 결론에 닿게 되는 것 같다. 뜨겁기에 파괴력이 있고, 그래서 동시에 아름답다.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내 안에서 나를 위한 고귀한 울림이 생겨날 수도 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과감히 심장을 바치는 마음이다. 나를 위해, 내가 진정 원하는 꿈과 가치를 위해, 마음 한가운데서 작열하는 불꽃을 존중하는 태도다. 어차피 제멋대로 타오르는 세상이라면, 그 속에서 나를 길어 올리는 불꽃만은 진실하게 붙들어야 하지 않을까. 불꽃이 지나간 자리에는 새로움이 피어나듯, 내 생각과 감정이 스친 시간에도 언젠가 새로운 의미가 꽃필 것이다.


심장을 바쳐라, 나를 위하여. 불꽃은 타오르는 본능을 지닌 채, 언제나 더 밝고 더 뜨거운 빛을 갈망한다. 그 빛을 통해 내 삶의 궤적을 아로새긴다면, 그 자체가 내가 사랑하는 나라는 증거가 될 것이다. 잔혹한 이 세계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해 나가는, 불꽃같은 심장으로 말이다.

keyword
지훈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KAIST 직업 학생 프로필
팔로워 196
매거진의 이전글스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