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많아, 하고 싶은 것이 지나치게 많다. 때론 그런 것들이 나를 짓누른다. 매일,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하고 싶은 일의 목록들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한 개의 일을 끝내면, 바보 같은 나는 또 하고 싶은 일을 목록에 추가한다. 책을 쓸 때도 그러했다. 원고 쓰는 것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간에 나는 홍보부터, 유튜브, 블로그 등 여러 매체 운영에 신경을 쏟았다. 최근에는 바나나와 단백질 쉐이크로 연명하며, 다이어트까지 하고있다.
먹는 양을 줄이니, 기력이 딸린다. 운동을 병행해야 살이 더 쉽게 빠지겠지만, 엄두도 나지 않는다. 운동복을 입고 걸어서 족히 10~15분은 걸리는 헬스장까지 갈 여력이 없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될 수 있는 한 계단으로 다니고, 식단 조절을 잘 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움직이는 수밖에 없겠지.
업무에, 다이어트, 원고 작업, 집안 살림까지 병행하니 최근 특히 더 머릿속이 복잡하다. 곧 다가올 미래의 큰 행사도 내 머릿속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돈도 모아야 하고, 준비도 해야 하고, 해야 할 것은 왜 이렇게나 많은지. 곁을 지키는 최측근은 "제발, 생각 좀 그만해. 마음을 편히 가져"라고 걱정 섞인 조언을 건네지만, 나는 왜 이렇게 잘되지 않는지.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오늘. 오늘 만큼이라도 조금 멍하게 보내볼까.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멍하게. 그렇게. 인형처럼. 주어진 현실 외에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바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