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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사람들에게

chap.11 낙엽









이젠 아침 온도가 4도가 돼가는

추운 가을이 왔다.


나는 오늘도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타러 새벽 6시에 발걸음을

옮긴다.


매일 아침


5호선을 타기 위해


5번 출구를 지나치는 나는



지하철로 내려가는 계단 위


 한 아저씨와 마주한다.




늘 계단 그 자리 위에서

신문을 보고 계시는 


그 아저씨


항상 궁금했다.

아 지하상가의 한 사장님이신가


갑자기 문을 닫아

출근한다는 명목으로 이리도 일찍 나와


계단 위에 앉아 계신 건가


근데 그 아저씨는 이상하게도

진지하게 신문을 읽으시는데


그 모습이 뭔가 골똘히

행복하게 몰입하는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보며 

아침마다 걸어가는 5번 출구를 지나쳐


5호선으로 향하는

그 길목을 걸어갈 때쯤





나는 5호선 개찰구 근처

계단 위에 주저앉아 있는 또 다른 아저씨를 본다.


그 아저씨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앞만  멀뚱멀뚱 보고 계신다.




똑같이 계단 위 주저앉아 있어도


나는 그들의 다른 느낌에




 아침에 생각에 잠기곤 한다




'나는 주저앉을 때 어떤 모습일까."




누군가는  낙엽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심정으로 조용히 세상을 둘러볼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가라앉은 땅 위에서

추운 겨울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같이 주저앉아도


어떻게 주저앉을까 묻는다면


나는 흰 눈으로 뒤덮인 미지의 겨울을 고대하며

가을의 낙엽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추운 겨울을 바라보고만 있는

눈사람이 되어갈지도 모르겠다.




한 낱 작은 인간

때로는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는 인간이기에




어쩔 때는 기쁨의 탄식


기쁠 거라는 세뇌


걱정이 더 앞서는 우울에




늘 거울을 보며 내 낙엽을 비추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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