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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Jul 29. 2020

어른이

어른도 위로가 필요해

어릴 땐

학교에서 쉬는 시간 10분이 그렇게 재밌을 수 없었고

방과 후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고

집에 와서 숙제를 하고 난 후에 엄마가 해준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재밌는 만화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일들이

꽤 많았고,

미래를 설계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찾는 것 또한 그리 어렵지 않았다   


키가 크려면 우유를,

수학을 잘하려면 이 학습지,

영어를 잘하려면 이 학원을 다녀야 하며,

교복은 어디 회사가 이쁘고,

어느 대학을 가야 취업이 잘된다


이런 몇 가지를 잘 지키면,

우리가 원하는 시험 성적,

원하는 학교를 가는 것은 딱히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문제의 시작은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을 갔고,

촉망받으며 졸업을 한 후 회사를 들어가면서였다


열심히 공부하면 잘 받을 수 있던 성적과는 다르게

심히 일해서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해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사회생활이다


내가 남에게 해준 것과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오해를 너무나도 쉽게 받거나,

나의 의도가 왜곡될 수 있는 사람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많이 지치게 된다  


흔히들 말하는

'아직 어리니까'

'좀 더 크면 알게 될 거야'

라는 말들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였던 것 같다


딱히 정해진 답이 없는 이 세상에 내동댕이 쳐진 채로

나만의 답을 찾고 길을 찾아 살아가야 하는 인생이

과연 누구에겐들 쉬울 수 있을까


몇 년 전 한참 이런 말이 유행이었던 때가 있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때의 나는 이 말을 아무리 곱씹어도 듣기 좋지 않았다       절대로.

그렇지만 이제와 다시 생각해본 문장은  

완전히 다른 뜻이 되어 있었다


'너뿐만 아니라 모두가 아픈 길을 묵묵히 걸으며 가고 있으니 괜찮아'

이런 이 아니었을까


어릴 때 언제든 나를 안아주며 토닥토닥해주는 엄마가 있었던 것처럼  

어른이 된 지금도 우린 토닥임이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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