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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Jul 06. 2020

퇴사, 왜 진작하지 않았지?

D-5 해방감


'목에 감겨 있던 목줄이 쨍-하고 끊어진 것 같다. 자유로워'


회사에 퇴사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나서,

처음으로 내 입 밖에 나온 말이었다.


사회생활 초기 1-2년은 일을 배우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매일매일 동동 거리며 일을 했다.

3년 차가 되고 안정적이 되면서 동시에

'회사라는 시스템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이제 끝났다'라고 느꼈다.


애초에 남들처럼 안정적인 공무원이 된다거나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내 일을 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이든 회사 생활을 배워야 했다. 그러기에 3년은 충분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런 내적인 결심 외에도 내가 뭘 해야 하는지 그리고 뭘 하고 싶은지, 그것이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데에 경제적인 자립을 가능케 하는지 등등을 생각하는데 또 다른 3년이 걸렸다.


제법 맘을 굳게 먹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사하겠다는 말을 회사에 전하기 직전까지도

'잘하는 것일까'

'러다 망하면?'

.....

등등의 불안감과 초조함에 매일매일 요가와 명상이 없었다면 잠들기 힘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사이 만들어 놓은 자본금과 무모한 자신감으로 조금 더 나 자신을 꽁꽁 여매고 나서 퇴사를 이야기하고 난 후에 느낀 어떤 통쾌함과 자유스러움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왜 몇 년 동안 이 목줄을 잡고 있으면서도, 끊어내지 못했을까'


이제야 서른이 되었는데, 뭐가 무섭고 두려워서 그 안전지대에서 발 한 발자국 나는 데에 그렇게 무서워했을까.


퇴사가 채 일주일이 남지 않은 요즘,

난 다시 나를 닦아세우고 조금 더 강해지길 스스로 채근한다.


이 우주에서 나 하나쯤이야 살아 남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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