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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Aug 06. 2020

허니브레드와 아메리카노 한잔


퇴사를 하고 난 후

매일 이곳으로 열한시쯔음 출근해서

네다섯 시쯤 퇴근을 한다.  


집에서 일을 기엔

눈을 돌릴 때마다 보이는 집안일들과

소파에 누워 넷플을 당장이라도 틀 어제 끼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것이 곤욕이라

매일 어디든 나와서 일하는 것을 택했다.


어느 정도의 소음과 불편함이

약간의 긴장을 만들어서인지

제법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다.  


어쩌면 회사 생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

이런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이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뭘 했는지 하나하나 기술하라 한다면

딱히 적어내지 못할 '어떤 것'들을 하며

대략 대여섯 시간 정도의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왔다.


퇴사 후 4주째인 이번 주는

내 생활이 제법 루틴화 되어 가며

안정을 찾아가는 느낌이 든다.


여전히 어떤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힐 때도 있지만

그런 시간들이 줄어들고

일을 할 때 하고 덮을 때 덮을 줄 아는

자제력이 생긴 것 같다.


내일도 카페로 출근을 해

스케줄러에 적힌 수많은 자잘한 일들을 할 것이다.

그런 일들이 한 달 뒤, 몇 달 뒤, 또는 몇 년 뒤의

큰 일을 만드는 작은 날갯짓이 될 것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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