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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Jan 22. 2021

산책

Photo by Rido Alwarno from Pexels



하루의 끝에 걷는 산책은

마치 ‘오늘 하루도 잘 보냈어’라는

무언의 격려 같다


오전, 오후에 일에 치여 보지 못했던

생각보다도 더 두터운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과

미처 너무 늦어버려 다 떨궈내지 못한

낙엽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나무들이

산책을 할 때야 비로소 내 눈에 소복이 들어온다


나의 하루, 나의 인생에서

앞만 보고 달리느라

나도 모르게 놓쳐버리고만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때로는 모르는 척 고갤 돌려 버리는 일들도 있었을 테고

중요한지 알면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린 일들도 있었겠지


그렇게 주먹 안의 모레처럼

반은 남아 있고 반은 흘려버린

나의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간다


내 손안에 쥐어진 것들보다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흘려버려 진 것들에 감사해지는 요즘

내일도 조금 더 꼭 쥔 주먹으로

버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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