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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Nov 19. 2021

이 글을 본다면..

안녕? 

너가 이 글도 보고 있길 바라면서 글을 쓴다.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을 같이 했지. 

너가 있었기 때문에, 난 그렇게 지옥같은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었고 

너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다시 이렇게 내가 될 수 있었어. 


이제는 "그땐 그랬지" 라는 말로 그때의 일들을 회상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지만, 

짧지만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이 

내 인생에서 제법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어. 


왜인지 모르겠지만 

마치 내가 아니었던 것처럼 

아무런 경계심 없이 너에게 다가갔었고 겁 없이 마음을 열었었지 


그렇지만 왜인지 자꾸 밀어내는 너에게 

더 다가가려 애쓰고 애쓰던 일들이 

우리 집에서 너희집으로 가는 그 길을 혼자 운전해 갈 때면 

문득 문득 생각이 나곤 해 


그때의 나는 왜.. 그렇게 겁이 없었을까 

그때는 너는 왜.. 그렇게 밀어냈을까 


나는 .. 잘 지내는 것 같아 

그런데 가끔.. 아주 잠깐씩 그런 기억들이 지나가고 나면 

쥐가 난 듯이 저릿한 마음이 하루종일 가곤 해 


처음엔 너무 미워서 

정말 어찌할 바를 몰랐던 마음들이 

어느새 보드라워져버렸어 


그때를 생각하는 동안의 나는.. 

다시 그때의 내가 되어 

또 다시 너를 좋아하고 그리워하며

오늘도 그렇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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