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우울증을 겪던 시절에 작성된 개인적인 일기로 자살,자해 관련한 언급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입원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고있어 정제되지않은 표현이 사용 될 수 있습니다-
어제12시까지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 일어나서 책 읽기를 반복하다 추가로 약을 먹고 겨우 잠들었다. 오전9시에 아침약 먹으려고 잠깐 일어나고 다시 돌아와 눈감고 누워만 있었다. 한 11-12시까지? 그사이에 혈압도 재고 간호사가 와서 피를 뽑고 갔다.그리고 주치의가 와서 뭐가 제일 힘드냐고 얘기하다가 전화를 받고 교수랑 오겠다고 해서 다시 비몽사몽 누워있었다. 그러니까 주치의랑 교수랑 다른의사(?)들4명이 떼거지로 들어왔고 교수랑 얘기를 나눴다.
솔직히 말해서 입원하기전에 죽는게 나았겠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고 나아질 것 않고 기분이 별로라고했다. 교수는 내가 조울증이라고 했고 우울할 수 있다고 힘들겠지만 누워만있지말고 햇빛을 쐬야한다고 했다. 근데 난 진짜 아무것도 하고싶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옆방 소아환자가 와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해서 같이 점심을 먹었고.
아 그전에 간호사 쌤이 혈압을 재면서 소아환자가 말걸지 않았냐 혹시 불편하면 얘기하라고 하셨다.
점심먹기전에 기분이 너무 뭣 같아서 “나가자, 나가야해... 외래진료로하자” 를 중얼거리면서 파랑이한테 전화를 했다. 오전엔 진짜 머리도 너무 아프고 기분도 안좋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고 나가고 싶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공연 보고(취미생활) 친구 만나고 tv보고 가족이랑 같이자면 되지않을까’ 싶다가도 중간중간 자살충동 때문에 힘들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가 없었다. 옆방 소아환자는 4번째 입원이라고 했다. 라운지에서 울고있길래 등을 토닥여줬는데 혼자 있고 싶다고 해서 병실로 왔다. 현타를 오지게 맞았다. 뭐하는 걸까 누가 누구를 위해…
근데 그 아이랑 있으면, 그 아이를 상담(?)해주다보면 내가 멀쩡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나한테 의지하고 싶은건지 자주 찾아와 힘들다고 했고 나는 의사에게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다.괜찮은척하고 퇴원해서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까지도말하라고(나도 했던 생각이다). 그 아이가 의사에게 말한 결과는,답변은 “약먹을래?”였나보다. 그 사이에 나는 낮잠도 자고 병실 밖을 잠깐나가 검사를 받고 오기도 했다.또 주치의쌤이 여러 심리검사를 들고 와 주고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재수가 너무 힘들었다고 열등감도 생기고. 아빠가 심한 말을 한적도 있었다 등등. 되게 젊어 보이는데 그냥 뭐 잘들어준다. 질문도 많이 하고. 음악 들으면서 책을 읽으니 마음이 좀 괜찮아 졌다. 이렇게 적응해서 지낼 수 있을까…?
정신병동은 정신병동인지 종종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낮에는 할머니가 나가겠다고 자길 왜 감금하냐고 난동을 피웠고 보호실에 있는 아마도 내 병실룸메는 눈도 잘 못 뜨고 말투도 어눌한게 제정신은 아닌거 같다. 그래서 아 나는 멀쩡한가? 괜찮은 편인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이 또한 나의 착각일까. 하긴 나가서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공부, 알바를 할 수 있을리가…
보건교사 안은영 책을 다 읽고 피프티 피플 읽는 중이다. 엄마아빠가 왔다 갔다. 따듯한 이불이랑 새로 산 책들 기모 맨투맨 등 잘 받았다고 전화를 했는데 병원 로비에 있다고 했다. 너무 보고싶다. 병실 문을 열고 친구나 가족들이 들어와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