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하기 전
-본 내용은 우울증을 겪던 시절에 작성된 개인적인 일기로 자살,자해 관련한 언급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입원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고있어 정제되지않은 표현이 사용 될 수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우울증이 발병했다. 아마 원인은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와 반복되는 좌절의 경험 그리고 코로나블루 때문인 것 같다. 입시에 실패하고 처음으로 심리상담을 받게 되었다. 나에게 상당히 유익했고 2- 3달만에 상담은 끝났다. 상태도 좋아졌다. 그리고 몇 달 뒤 코로나가 터지고 비대면 대학 생활을 하다가 우울증이 발병했다. 수업을 듣기가 힘들었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머리에 가장 많이 맴돈 생각은 ‘노력하고 싶지 않다’였다. 나은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행동을 그만하고 싶었다. 잘 살고 싶었다.
이 두 가지 생각이 충돌하면서 더욱 고통스러워졌고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사라지고 싶다’에서 시작해서 ‘누르면 고통 없이 죽는 버튼이 있다면 당장 누르고 싶다고 생각으로 발전했다. 그 생각을 친구에게 얘기하자 그 생각은 명백한 ‘자살사고’이고 병원 또는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몇 달 전 상담을 받았던 상담센터에 다시 찾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1주일에 한 번 1시간씩 상담을 받았다.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상담을 받게 되었다. 나의 상태는 좋았다 나빠졌다가 했지만 궁극적으로 더 나빠지고 있었고 상담을 2개월 정도 받았을 때 상담 선생님께서는 의약 치료도 병행하면 좋겠다고 권유해 주셨고 그때부터 병원에 다니게 되었다.
통원 치료를 하면서 1-2주 치씩 약을 받아먹었다. 그 뒤로 4개월 후 상태는 더 안 좋아졌고, 자살사고, 자해, 자살 시도까지 이르렀다. 적극적으로 죽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싶었고, 차도를 보면 뛰어들고 싶었다. 상담을 마치면서 이제 집으로 돌아가냐는 이후에 일정을 물어보는 선생님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근처에 내가 뛰어내려 죽을 수 있는 옥상이 있나 찾아보다가 발견하면 뛰어내릴까 싶다.”라고 대답했다. 선생님께서는 부모님께 연락해서 나를 집까지 무사히 데리고 가야 한다고 와달라고 부탁하셨고, 그렇게 상담받고 부모님과 집에 가는 일도 잦아졌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나를 절대 혼자 두면 안 되고 화장실에 들어가 오랫동안 안 나오면 꼭 확인해보라고 부모님께 당부하셨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고 나니 결국 상담 선생님께서 병원에 입원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은지도 잘 모르겠고, 지금처럼 편한 집에서 가족들도 함께 고 친구들과도 함께할 수 있는 지금이 정신건강에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얼마 가지 않아 바뀌었다. 평소처럼 상담을 받으러 가던 어느 날 상담 센터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이 지옥 같았다. 당장 차도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는 일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너무 뛰어들고 싶은데 차마 발이 안 떨어지는 자신이 너무 싫고 그렇게 발만 동동 구르다가 상담센터에 가는 버스가 도착해 상담받으러 가게 된 날이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이대로면 나에게 선택지는 죽거나 입원하는 것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상담실에 도착하고 바로 입원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렇게 바로 가장 빠르게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게 되었고, 한 병원에 가 의사를 만나 입원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짧은 상담을 하고 의사도 내가 입원해야 할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려줘서 빠르면 이틀 내에 병상이 나는 대로 입원하기로 하였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내가 병동에 입원해있는동안 하루도 빠지지않고 썼던 일기의 내용이다
나는 총 3주간 입원해 있었다.
앞으로 등장하는 내 입원사실을 아는 병원 밖 친구들
파랑이/ 초록이/갈색이/ 노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