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비친 두 개의 나

칭찬과 동정 사이에서 길을 잃은, 나의 반쪽짜리 거울

by 유열

참 잘생겼네."
살면서 종종 듣는 이 말은 기분 좋은 칭찬이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곧이어 따라오는 "불쌍해서 어떡해"라는 말 한마디에 그 온기는 금세 서늘한 동정으로 변해버린다. 빛나는 외모와 대비되는 안쓰러운 시선. 그 사이에서 나는 뇌병변 장애라는 나의 현실을 다시금 실감한다.
​평소의 나는 장애가 부끄럽지 않다. 이것은 내가 선택한 것도, 죄의 결과도 아니기에 그저 내 삶의 한 조각으로 묵묵히 받아들일 뿐이다. 하지만 견고했던 당당함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누군가를 마음에 품게 될 때다.
​사랑은 사람을 욕심나게 만든다. 더 근사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고, 상대의 보폭에 맞춰 나란히 걷고 싶어진다.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순간,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장애라는 벽이 거대한 산처럼 앞을 가로막는다. '장애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일이 상대에게는 얼마나 무거운 짐일까' 하는 생각이 시작되면, 나조차 내가 원망스럽고 미워진다.
​수천 번의 망설임을 딛고 용기 내어 다가가 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비슷했다. 나의 진심이 닿기도 전에 누군가는 겁을 먹고 멀어지거나, 조용히 뒷모습을 보이며 떠나갔다. 반복되는 상실감은 기대보다 깊은 흉터를 남겼다.
​그래서 이제는 다짐한다.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겠다고. 사랑 같은 감정은 내게 사치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밀어낸다. 하지만 '사랑하지 않겠다'는 이 서슬 퍼런 다짐은, 실은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받고 싶다는 나의 가장 간절한 역설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거울 속의 잘생긴 얼굴과, 그 뒤에 숨은 고단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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