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라는 나이는 참 어중간합니다. 젊다고 하기엔 체력이 말안듣고, 늙었다 하기엔 아직 하고 싶은게 많은 시기죠. 저는 지금 , 그 어중간함을 반년 남겨두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 내가 나를 다시 살아보고 싶다 ' 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스무살 무렵엔 늘 ' 남보다 빨리'가 중요했습니다.
삼십대엔 ' 남들만큼은 해야지?' 가 기준이었구요
마흔 즈음엔 ' 이제는 좀 편해도 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쉰을 앞둔 지금은 남과의 비교가 아닌 ' 내가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나?' 를 묻게 되는 순간이 오더군요.
저는 꽤 오랜 시간동안 카지노 딜러로 일했습니다.
돈, 긴장, 사람 사이에서 일하는 직업이었죠. 그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감정을 지켜봤습니다. 기쁨보다 절망이 많았고, 승리보다 집착이 흔했습니다. 가장 화려한 조명 아래서, 가장 어두운 감정을 마주하는 일이기도 했죠.
그 후, 천문지도사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3급 자격을 따고, 지금은 2급 과정을 이수중이며 내년에 1급까지 도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회사내 미니 천문대에 근무하며 별을 설명하고,고객들과 하늘을 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전환은 생각보다 저를많이 바꿔 놨습니다.
별은 조용히 떠있고, 아무말도 하지 않지만 그 별을 설명하는 제 말들은 점점 ' 나 자신 '을 닮아갔습니다.
예전엔 늘 누군가를 관찰하는 입장이었죠. 손끝의 떨림, 눈빛의 흔들림, 말과 말 사이의 간극을 읽었드랬죠.
하지만 지금은 내 마음의 떨림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먼저 묻고 있습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게 뭔지?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시간이 어떤건지?
그리고 앞으로 남은 시간은
'나답게' 살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50 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 두번째 인생의 문턱에 서 있다고,,,,,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무언가 새로 시작하고 싶었고, 한번쯤은 나를 중심에 두고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관찰자였던 나,
해설자였던 나!조력자였던 나에서 벗어나 ' 기록자 '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단지 솔직하고, 나직하게
그러나 진심만큼은 분명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전혀 관련없어 보여도
결국엔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는걸 이제는 압니다.
돈을 다루던 직업이 사람을 보는 눈을 길러줬고
별을 설명하는 일은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 글쓰기는 그 두 시선을 나에게로 모으는 일이 되겠죠.
50이 된다는 것은 욕심이 줄어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진짜 나로 살아보고 싶은 욕망,
한번쯤은 나를 온전히 써보고싶은 마음. 그게 자꾸만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글도, 그 첫문장이며 아주 작은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