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드는 밤
2025년 9월 7일 저녁, 하늘에는 특별한 보름달이 뜹니다. 이 보름달은 평소와 다르게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며 붉은빛을 띠게 되는데요, 이것을 개기월식이라고 합니다. 보름달이 붉게 변하는 이유는 태양빛이 지구의 공기를 통과할 때 파란빛은 흩어지고 붉은빛만 달에 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달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어두운 붉은색으로 남아 밤하늘에 떠 있게 됩니다. 이날의 개기월식은 약 1시간 22분 동안 이어지고, 전 과정은 세 시간 가까이 지속되기 때문에 누구나 천천히 달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고 하네요.
개기월식 동안 붉게 변한 보름달의 모습
보름달은 9월 7일 18시 9분에 가장 둥글고 밝게 보이는 시점에 도달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 전후에도 거의 둥글게 보이기 때문에 6일부터 8일까지는 비슷한 보름달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달은 해가 질 무렵 동쪽 지평선에서 떠올라 새벽 무렵 서쪽으로 집니다. 지평선 근처에서 볼 때는 평소보다 달이 커 보이고 붉은빛도 짙어 보이는데, 이 착시는 대기를 통과하며 빛이 굴절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월식이 겹치기 때문에 달이 떠오르는 순간부터 점점 붉게 변하는 장면이 더 극적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월식은 단계적으로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달이 지구의 반그림자 속에 들어가면서 약간 어두워집니다. 이어 본그림자에 닿기 시작하면 달의 가장자리가 잘려나간 듯 보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림자가 달 전체를 덮습니다. 달이 완전히 그림자 속에 들어가면 붉은색을 띠며 하늘에 떠 있는데, 이것이 개기월식의 절정입니다.
이때 달은 붉은색, 주황색, 갈색까지 다양한 빛깔로 보일 수 있으며, 대기 속의 먼지나 날씨 조건에 따라 색이 더 짙거나 옅어지고, 달은 다시 그림자에서 벗어나며 원래의 밝은 하얀빛을 되찾습니다. 천천히 달빛이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마치 하늘이 준비한 긴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경험이죠.
이번 옥수수 달은 물병자리 별자리 위에서 나타납니다. 물병자리는 밝은 별이 드물지만, 이날은 특별히 토성이 달 옆에 위치합니다. 토성은 노란빛을 띠며, 9월 8일에는 달과의 거리가 불과 3도 반 정도로 가까워집니다. 맨눈으로도 달 옆에 노란 점처럼 보이고, 망원경을 사용하면 고리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하네요. 붉은 달 옆에 노란 토성이 함께 있는 모습은 흔치 않은 풍경으로, 사진으로 기록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겠죠?
붉게 물든 달과 노란빛 토성이 나란히 있는 장면
이번 개기월식은 유럽, 러시아, 아프리카, 호주, 남극에서 뚜렷하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는 월식의 시작이나 끝 부분만 볼 수 있고, 동아시아에서는 달이 떠오르는 시점과 월식이 겹쳐 일부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지역이든 맑은 하늘 아래라면 붉은 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의 색은 대기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기가 맑으면 선명한 주황빛을, 먼지나 습기가 많으면 더 어두운 붉은빛을 띱니다.
9월의 보름달은 전통적으로 옥수수 달이라고 불렸습니다. 북미 원주민 부족들은 이 시기를 옥수수를 비롯한 주요 작물을 수확하는 때로 여겨 달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베나키족은 ‘옥수수 생산자 달’, 주니족은 “모든 것이 익는 달”이라 불렀다죠. 중국에서는 국화 달, 켈트 전통에서는 노래하는 달, 위칸 문화에서는 보리월, 체로키족은 너트 문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남반구에서는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웜 문, 까마귀 달, 설탕 달 등의 이름이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이름은 달이 단순한 천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계절의 흐름을 알려주는 존재였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2025년의 9월 보름달은 하비스트 문은 아닙니다. 하비스트 문은 가을 분점과 가장 가까운 보름달을 뜻하는데, 올해는 10월 7일의 보름달이 해당합니다. 그래서 9월의 달은 옥수수 달로 기록되며, 동시에 개기월식으로 인해 블러드 문이라는 별칭도 얻게 됩니다. 하나의 달이 옥수수 달, 블러드 문, 하비스트 문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은 달이 계절과 현상, 문화에 따라 다르게 의미를 부여받기 때문입니다.
옥수수 달을 관측하려면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한데요. 가장 먼저 날씨가 가장 중요하며, 구름이 적은 맑은 날이 좋습니다. 동쪽 하늘이 잘 보이는 넓은 장소를 고르고 달이 떠오르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삼각대를 준비해 흔들림을 줄이고, 긴 노출을 이용하면 붉은 달빛을 선명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지만 고정 장치를 쓰면 더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습니다. 망원경이 있다면 붉은빛 속에서도 달의 충돌구와 산맥 같은 세부를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붉은빛을 띤 달 표면의 세부 모습
2025년 9월 7일의 옥수수 달은 단순한 보름달이 아닙니다. 이날의 달은 붉게 물들며 토성과 함께 하늘에 떠올라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또한 세계 여러 문화가 붙여온 다양한 이름을 떠올리게 하며, 하늘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그날 밤의 하늘은 누구에게나 오래 기억될 장면이 될 것이며, 붉은 달빛은 사람들의 마음에 특별한 인상을 남길 것이기에 더욱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