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초대

by 이유하

겨우내 몰입했던 글이 마무리가 돼 갑니다.

끝이 보이니

이번 이야기는

겨울 그 자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엊그제였나,

제가 사는 도시에 펄펄 눈이 내렸습니다.

그렇게도 고대하던 눈이

염원을 덜어내듯 내렸습니다.


퇴고도 그러하겠지요.


잘 해내고 싶은데,

소망이 과해져 열망이 되지 않도록

나를 잘 다독이려 합니다.


보통 글을 쓸 때는 집에서 쓰는 편입니다.

아,

정확히는 집에 머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 제가 처음으로

집 근처 카페에 앉아서 글을 썼습니다.

길어진 아이의 방학에 쉼이었달까요.

생각보다 더 좋았습니다.


글이 잘 써진다기보다는

귀가 즐거웠습니다.

카페 구석구석 자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라디오를 켜놓은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 사이마다

깊숙이 파고드는 단어들에 멈칫하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었습니다.

아이의 이름을 여러 번 부르던 엄마도,

청년의 한숨도,

할머니의 아쉬움도,

그 순간만큼은 한 편의 시 같았습니다.


홀로 쌓아가야 할 순간이 더 많지만,

가끔 이렇게

사람들 속에 나를 두는 것도 추천합니다.


지금 당장 손끝의 창조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언젠가 다른 곳에서

피어나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저의 이야기의 첫 번째 문은

다음 주에 열립니다.


긴 겨울 끝에서,

이제 함께 걸어보려 합니다.


봄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작은 훈풍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