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19
드디어 ‘그’가 집으로 왔다. 오늘로 태어난 지 23일. 며칠 동안 가슴 한구석에 돌덩이를 얹어 놓은 것 마냥 마음이 무거웠다.
아들을 만난다는 설렘, 그리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내가 그 핏덩이를 어떻게 기를 수 있을 지에 대한 심란함 등등이 겹쳤다. 기저귀는 어떻게 갈지? 만약에 똥을 싼다면? 목욕하다가 자지러질 듯 울기라도 한다면? 아니 그것보다 두 시간마다 수유해야 한다는데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아들을 안아주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이 작은 생명체를 어떻게… 안아도 터지지는 않겠지? 솜사탕을 다루듯 조심스레 어루만지지만, 태가 영 어색하다. 어깨엔 요상하게 힘이 들어가고 팔도 깁스를 한 것 처럼 부자연스럽고. 아직은 그저 초초초초보아빠다.
이미 조리원에서 ‘육아 사관 교육’을 3주 받고 나온 아내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군대에선 하루만 빨라도 고참이라고 했는데, 3주라면 쳐다보지도 못할 존재다
분유를 타고,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쌓여 있는 집안일은 덤이라 하기엔 너무나 큰 압박이다… 다행히 센스있는 조리원에서 아침에 목욕을 시켰다니, 오늘은 ‘거사’를 피할 수 있겠다…휴…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가 진다. 낮엔 그나마 양반이다. 잠과 시름할 ‘새벽 수유’의 악몽이 남았나니, 부디 이 가엾은 영혼에게 신의 은총을 내려주시길… 어제와 다른 새로운 삶이 시작된 오늘, 내 인생의 또 다른 첫 번째 페이지가 함께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