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를 잃어가는 자의 마지막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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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말, 대만 신주 TSMC 본사
새벽 5시, 웨이 CEO가 혼자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각국의 도전장들이 흩어져 쌓여 있었다.
중국: 용린-2호 프로젝트
한국: 삼성-SK 연합으로 1 나노 도전
일본: 라피더스 2027년 TSMC 추월 선언
웨이는 쌓여 있는 보고서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붉은색 글씨로 쓰인 '위험'과 '하락' 그래프들이 그의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20년간 오직 이 길만을 걸어왔는데, 고작 몇 년 사이에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대로 무너질 순 없어.'
웨이는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낮게 읊조렸다. 테이블 위에 놓인 차가운 커피잔을 쥐었다. 뜨거웠던 열정은 식어버렸지만, 여전히 그의 손에 닿는 이 잔은 현실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신주 사이언스파크의 불빛들이 마치 꺼져가는 생명처럼 하나둘 깜박였다.
'이게 우리의 마지막 카드다. 도박이 될지, 신의 한 수가 될지는... 내가 결정한다.'
그의 눈빛이 더 깊어지며 지난 20년의 영광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 영광이 과연 충분했던 걸까?'
노크 소리가 들렸다. CTO 왕박사가 들어왔다.
"사장님, 아직도 안 주무세요?"
"왕박사, 각국 움직임을 분석했나?
왕박사가 잠시 망설였다.
"예상하신 대로 시장이 어렵습니다. 중국은 데이터로, 한국은 제조 기술로, 일본은 우리 기술을 흡수해서... 모두가 우리를 넘보고 있어요."
"20년 독주가 끝나는 건가?"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우리에게도 카드가 있어요."
웨이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어떤 카드?"
회상 - 2000년, TSMC의 시작
25년 전, 젊은 엔지니어였던 웨이가 처음 TSMC에 입사했을 때.
"우리 TSMC가 앞으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네"
장충모 창립자가 신입사원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인텔도 있고, 삼성도 있는데..."
장충모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지. 우리는 대만 사람이야. 작지만 강해."
그때부터 웨이는 하루 16시간씩 일했다. 손끝에 굳은살이 배었고, 눈은 피로로 충혈되었지만,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꿈이 있었다.
TSMC를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꿈.
2010년,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되며 TSMC의 시대가 오고,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웨이의 눈은 반짝였다.
애플 A시리즈, 퀄컴, 스냅드래곤… 프리미엄 칩들이 TSMC에서 만들어지는 순간, 그는 작은 성공을 느꼈다.
“우리가 해냈어…”
웨이는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그 순간, 기억 속 환희와 대비되는 현재의 긴장감이 밀려왔다.
지금… 세계가 우리를 넘보는 순간, 20년 전의 꿈과 노력은 과연 충분했을까?
현재, TSMC 본사
“사장님.”
왕박사가 조심스레 다가왔다.
“각국이 우리를 넘보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우리가 가진 게 있습니다.”
웨이는 책상 위에 쌓인 보고서를 한 장씩 넘기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말해보게, 왕박사.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무엇인가.”
왕박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손가락이 탁자 위를 두드리며 망설였다.
“사장님,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했습니다. 단기적으론 비용 절감, 장기적으론 기술 혁신… 하지만 그 모든 걸 뛰어넘을 수 있는 전략이 하나 있습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왕박사가 서류 가방을 열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Project Global Bridge.”
웨이는 천천히 파일을 받아 들었다. 차가운 표지가 손끝에 닿았다. 그는 도표와 수치를 훑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모든 나라와 협력하는 전략이라… 흥미롭군. 각국과 함께 갈 경우, 리스크와 보상은 어떻게 되는가?”
“경쟁하지 않고, 함께 가는 겁니다. 중국과도, 한국과도, 일본과도… 심지어 미국과도.”
웨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파일 위에서 손을 움직이며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재배치했다. 예상되는 반발과 변수도 계산했다.
"좋아, 왕박사, 각 단계별 실행과 대응책을 준비하게.”
그의 표정에는 결단과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가능하다. 우리가 쌓아온 기술과 신뢰를 활용하면, 세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어'
같은 날 오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라이칭더 총통은 넓은 회의실 창문 너머로 도시의 빛을 바라보며, 경제부 장관과 마주 앉았다.
책상 위에는 보고서와 태블릿, 회의용 마이크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TSMC가 위기에 처했다고?”
총통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네, 총통님. 각국의 도전으로 독점 지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장관이 조심스레 보고서를 펼쳤다. 종이 위 그래프가 실내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대만 경제의 30%가 TSMC인데… 어떻게 해야 하지?”
총통은 잠시 자료를 살피며 손가락으로 지도를 훑었다.
“TSMC에서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장관이 보고서의 핵심 페이지를 가리켰다.
“모든 국가와 협력하는 Global Bridge 전략입니다. 경쟁국들을 파트너로 만들어, 적을 친구로 바꾸는 전략이죠.”
라이칭더 총통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회의실의 통신 장치를 무심코 만졌다.
“음, 외교 채널을 열고, 관련 국가와 MOU 체결을 추진해요. 세제 혜택과 행정 지원은 물론, 외교적 리스크까지 철저히 점검하도록.”
장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회의실 안 공기가 한층 무거 결단력으로 채워졌다.
“TSMC와 대만 경제, 그리고 국제 협력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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