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함 9화: 몸짓과 존재감에서 힘 빼기

몸에서 힘이 빠진 사람은 이미 증명된 사람처럼 보인다

by 크리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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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힘이 들어간 사람은 자신을 증명하려 하고,

몸에서 힘이 빠진 사람은 이미 증명된 사람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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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를 바꿨다. 눈빛을 바꿨다.

하지만 여전히 뭔가 어색하다.

왜?

몸이 거짓말하고 있으니까.

목소리는 부드러운데 어깨가 올라가 있다. 눈빛은 편안한데 주먹을 쥐고 있다. 천천히 말하는데 다리를 떤다.


몸을 바꾸는 순간, 사람이 달라 보인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


몸은 말보다 정직하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진실을 드러낸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가 필요하다. 몸에서 힘을 빼는 것.

몸은 마음을 말한다

심리학에 "embodied cognition(체화된 인지)"이라는 개념이 있다.


몸과 마음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몸의 상태가 마음에 영향을 주고, 마음의 상태가 몸에 영향을 준다. 순환한다.

불안하면 몸이 긴장한다.


몸이 긴장하면 더 불안해진다.

편안하면 몸이 이완된다.

몸이 이완되면 더 편안해진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몸을 바꾸면 마음이 바뀐다.

억지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려고 애쓰지 마라. 쉽지 않다. 대신 몸을 이완해라. 그러면 마음이 따라온다.

힘이 들어간 몸은 어떻게 보이는가

어깨가 올라가 있다:

긴장의 가장 명확한 신호. 불안할 때, 방어할 때, 경계할 때 어깨가 올라간다.

주먹을 쥔다:

손에 힘이 들어간다. 준비되어 있다. 언제든 싸울 준비. 하지만 그 긴장이 보인다.

팔짱을 낀다:

방어 자세. "나한테 오지 마" 신호. 닫혀 있다.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다리를 떤다:

불안의 표시. 에너지가 발산되지 못하고 몸에 갇혀서 떨림으로 나온다.

보폭이 크고 빠르다:

급하다. 서둔다. 목적지까지 빨리 가려고. 하지만 불안해 보인다.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다리를 쫙 벌리고 앉는다. 팔을 넓게 펼친다. "나 여기 있어" 과시한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보인다.

공간을 너무 적게 차지한다:

움츠린다. 작아진다. 눈에 띄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자신감 없어 보인다.

이 모든 것이 몸으로 힘을 주는 방식이다.


걷는 방식: 당신의 태도가 드러난다


사람을 관찰하다 보면, 걷는 방식만 봐도 안다.


힘을 주며 걷는 사람:

보폭이 크다

빠르다

발을 쿵쿵 구른다

어깨가 앞으로 나간다

시선이 목표만 본다

왜 이렇게 걷는가? 목적지에 빨리 가려고.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하지만 그 급함이 뭘 말하는가? 불안. 조급함. 여유 없음.


힘을 빼고 걷는 사람:

보폭이 자연스럽다

천천히

발을 부드럽게 내딛는다

어깨가 이완되어 있다

시선이 주변을 본다

왜 이렇게 걷는가? 서두를 필요가 없어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니까. 여유가 있어서.

같은 거리를 가도, 걷는 방식이 다르면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실습:

오늘 걸을 때, 의식해 보라.

평소보다 20% 느리게 걸어라. 발을 부드럽게 내디뎌라. 어깨를 내리고, 호흡을 깊게 하며, 주변을 보며 걸어라.

어떤가? 처음엔 답답할 것이다. "너무 느려" 싶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보면

몸이 이완되는 게 느껴진다. 마음도 차분해진다. 그리고 도착했을 때, 덜 지쳐 있다.


앉는 방식: 존재감은 자세에서 나온다

의자에 앉는 방식도 중요하다.


힘을 주며 앉는 사람:

구부정하거나

지나치게 꼿꼿하거나

다리를 떨거나

팔짱을 끼거나

몸을 계속 움직인다

불편해 보인다. 불안해 보인다. 자기 자리를 못 찾은 것 같다.


힘을 빼고 앉는 사람:

척추가 자연스럽게 세워져 있다

어깨가 내려가 있다

다리가 안정적이다

팔이 편안하게 놓여있다

몸이 고요하다

편안해 보인다. 안정적이다. 자기 자리에 있다.

실습:

지금 당장 해보라.

의자에 앉아서, 몸을 스캔해라.

어깨 올라가 있나? → 내려라

등 긴장되어 있나? → 이완해라

다리 떨고 있나? → 멈춰라

주먹 쥐고 있나? → 펴라

그리고 깊게 숨 쉬어라. 3번.

몸이 의자에 맡겨지는 느낌. 중력에 몸을 맡기는 느낌. 억지로 버티지 않는 느낌.

이게 이완이다.


서 있는 방식: 뿌리내리기

서 있을 때도 차이가 있다.

힘을 주며 서 있는 사람:

한쪽 다리에만 체중을 실거나

계속 움직이거나

팔을 어디 둘지 몰라하거나

어깨가 올라가 있거나

불안정해 보인다


힘을 빼고 서 있는 사람:

양다리에 고르게 체중

고요하다

팔이 자연스럽게 놓여있다

어깨가 이완되어 있다

안정적이다

요가에서 배우는 것이 있다. "산 자세(Tadasana)". 그냥 서 있는 것. 하지만 제대로 서 있는 것.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게를 양발에 고르게 싣고, 무릎을 살짝 풀고, 척추를 세우고, 어깨를 내리고, 정수리를 하늘로 향하게 하고.

그냥 서 있는 것. 하지만 뿌리내린 것처럼. 나무처럼.


실습:

벽에 등을 대고 서보라.

뒤통수, 어깨, 엉덩이, 종아리, 뒤꿈치가 벽에 닿게. 그리고 천천히 벽에서 떨어져라. 그 정렬을 유지하며.

이게 자연스러운 척추 정렬이다. 이 상태로 서 있으면,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 안정적이다.


공간을 차지하는 법: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공간을 얼마나 차지하느냐도 존재감에 영향을 준다.


너무 많이 차지하면:

공격적으로 보인다

배려 없어 보인다

과시하는 것 같다


너무 적게 차지하면:

자신감 없어 보인다

움츠러든 것 같다

존재감이 약하다


적당히 차지하면:

자연스럽다

편안하다

존중받는 느낌


심리학자 Amy Cuddy의 연구가 있다. "Power Pose(파워 포즈)". 몸을 크게 펼치고 2분간 서 있으면,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고 코르티솔이 감소한다. 자신감이 올라간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과시하려고 펼치는 것과, 편안해서 펼치는 것은 다르다.


과시:

의도적이다

과장되어 있다

상대를 의식한다

불편하다


편안함:

자연스럽다

적당하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한다

편하다


차이는? 역시 의도.


손: 가장 표현력이 풍부한 부위

손은 감정을 많이 드러낸다.


주먹을 쥔다: 긴장, 분노, 방어

손을 비빈다: 불안, 초조

손을 숨긴다: 자신감 없음, 뭔가 숨김

손을 과도하게 움직인다: 과장, 흥분

손이 고요하다: 안정, 편안

말할 때 손을 어떻게 쓰느냐도 중요하다.

너무 많이 쓰면: 산만하다. 과장되어 보인다.

전혀 안 쓰면: 경직되어 보인다. 로봇 같다.

자연스럽게 쓰면: 말에 생동감을 준다. 이해를 돕는다.


실습:

손에 의식을 가져가라.

지금 손이 뭘 하고 있나? 긴장하고 있나? 어딘가 숨기고 있나?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나?

그냥 놓아줘라. 무릎 위에, 책상 위에, 옆구리에.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억지로 움직이지도 마라. 억지로 가만히 있지도 마라. 그냥 놓아줘라.


요가와 명상: 몸을 통한 이완

이 모든 것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요가와 명상이다.

요가는 몸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어디에 긴장이 있는지

어떻게 이완하는지

어떻게 호흡하는지

어떻게 존재하는지


명상은 마음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지

어떤 감정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관찰하는지

어떻게 놓아주는지

그리고 둘은 연결되어 있다. 몸이 이완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마음이 차분해지면 몸이 이완된다.

1화에서 이야기했던 요가 수업. 거기서 봤던 차이. 힘을 주는 사람과 빼는 사람.

그 차이는 단지 기술이 아니었다. 존재 방식의 차이였다.

어떻게 매트에 서는가. 어떻게 자리를 차지하는가. 어떻게 호흡하는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모든 동작에서 힘을 주는가, 빼는가.

일상 동작 천천히 해보기

요가 수업에 갈 시간이 없다면?

일상을 요가로 만들어라.

문 열기. 물 마시기. 걷기. 앉기. 서기. 눕기.

이 모든 동작을 천천히, 의식적으로 해보라.


문을 열 때:

급하게 확 열지 마라

손잡이를 천천히 잡아라

부드럽게 돌려라

조용히 열어라


물을 마실 때:

급하게 들이켜지 마라

컵을 천천히 들어라

한 모금씩

맛을 느껴라


걸을 때:

발이 땅에 닿는 감각

무게가 이동하는 느낌

호흡과 걸음의 리듬

이게 mindfulness다. 지금 이 순간에 있는 것. 몸을 통해.

처음엔 답답할 것이다. "왜 이렇게 느려?" 하지만 계속해보라.

몸이 달라진다.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 존재감이 안정된다.

몸이 편해야 마음도 편하다

궁극적으로, 몸과 마음은 하나다.

몸이 긴장하면 마음도 긴장한다.

몸이 편안하면 마음도 편안하다.


그래서 은은함으로 가는 길은 몸을 통과한다.

말투를 바꾸고, 눈빛을 바꾸고, 몸짓을 바꾸는 것. 이 모든 것은 결국 존재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힘을 주는 존재에서 힘을 빼는 존재로.

증명하는 존재에서 있는 존재로.

되려는 존재에서 있는 존재로.

그리고 그 변화는 몸에서 시작된다.

결론: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말은 속일 수 있다.

눈빛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거의 불가능하다.

몸은 무의식을 드러낸다. 억누른 긴장, 숨긴 불안, 감춘 두려움. 모두 몸으로 나온다.

그래서 진짜 변화는 표면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시작된다.


몸에서 힘이 빠지면 관계가 부드러워지고, 말투가 무게를 얻고, 존재는 깊어진다.

변화는 ‘몸’에서 시작된다.


10화 예고: "관계에서의 은은함"

대화에서 여백 주기. 경계 존중하기. 침묵의 힘. 가까워지려면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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