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양회: 9화 제국의 분노

"강자가 약자가 되는 순간, 모든 룰이 바뀐다"

by 크리슈나


2025년 6월 1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


도널드 트럼프가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테이블 위에는 용린 칩 관련 보고서들이 흩어져 있었다.

"중국 놈들이 우리를 완전히 우롱했어!"

참모들이 긴장한 채로 서 있었다.

"대통령님, 침착하시기 바랍니다." 국무장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침착하라고? 우리가 반도체로 중국을 제재하는 동안, 놈들은 뒤로 우리보다 더 좋은 걸 만들고 있었다고!"

트럼프가 TV 리모컨을 들어 CNBC를 틀었다.

"용린 칩 발표 후 10일, 글로벌 반도체 주가 여전히 혼조" "중국, 서구 기술 없이도 3 나노급 성능 달성 확인!"

"중국의 용린 칩은 서구의 EUV 장비 없이도 3 나노급 공정을 달성, 독자적인 광학 리소그래피 기술로 트랜지스터 밀도를 20% 높였다는 분석”

"TSMC, 삼성, 인텔 대응책 마련 분주"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국가안보보좌관이 제안했다.

"어떤 제재? 이미 할 만한 건 다 했잖아."

"중국과 거래하는 모든 미국 기업을 제재하는 겁니다."

트럼프가 눈을 번뜩였다.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그의 주먹은 여전히 책상을 짓누르고 있었다. 머릿속에는 엄청난 규모의 시가총액이 스쳐 지나갔다. "만약 실패한다면..."불안감이 치고 올라왔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았다.

"애플도? 테슬라도? 구글도?"

"네, 모두요. 선택하게 하는 겁니다. 중국을 택할 것인가, 미국을 택할 것인가."

"대통령님, 실리콘밸리가 반발할 겁니다.” 또 다른 참모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그들은 중국 시장 없이는 못 산다고 믿고 있어요.”

트럼프가 이를 악물며 결단을 내렸다.

“좋아. 극약처방을 써보자.”

방 안의 참모들이 숨을 삼켰다. 책상 위의 보고서가 그의 주먹 아래에서 미세히 떨리고 있었다.


같은 날 오후 2시, 백악관 브리핑룸


트럼프가 직접 나서서 중국에 대한 전면적 기술 봉쇄를 발표했다.

"오늘부터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 어떤 반도체 관련 거래도 할 수 없습니다."

기자들이 술렁였다.

"애플이나 테슬라도 포함인가요?"

"모든 미국 기업이 대상입니다." 트럼프가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중국에 붙을지 미국에 남을지, 알아서들 결정해."

CNN 기자가 손을 들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기업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 시장인데..."

"그럼 다른 시장을 개척하면 됩니다. America First입니다!"


30분 후, 쿠퍼티노 애플 본사


팀 쿡이 긴급 경영진 회의를 소집했다. 모든 임원들의 얼굴이 창백했다.

"트럼프가 정말로 했네." 팀 쿡이 한숨을 쉬었다.

"중국은 우리 매출의 20%입니다. 연간 700억 달러예요." CFO가 보고했다."iPhone 없는 중국이 상상이나 되나?"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절망했다.

팀 쿡이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말했다.

"다른 CEO들과 긴급회의를 하자. 이건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


젠슨 황 CEO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책상 위에는 중국에서 온 러브콜 편지가 10통 넘게 쌓여 있었다.

바이두: "AI 칩 공동 개발 제안 - 기존 계약의 3배 조건" 텐센트: "게임용 GPU 독점 공급 계약"

알리바바: "클라우드 GPU 10만 대 선주문"

CFO가 들어왔다.

"젠슨, 결정해야 할 때야."

"중국 시장 포기하면 우리 매출의 60%가 날아가. 하지만 중국과 협력하면..."

"트럼프가 우리를 제재할 거야."

젠슨 황은 공기를 짓누르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감쌌다. '평생을 바친 꿈이 고작 정치 싸움에 갇히다니.' 그는 창밖의 어두운 풍경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20년 동안 쌓아 올린 회사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겠군."

"어떻게 하지?"

그는 눈을 감았다 떴다. 더 이상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CEO들과 만나자. 혼자서는 못 해도 함께라면... 새로운 길이 보일지도 몰라"



​저녁 8시, 팰로앨토 비밀 회동


​팰로앨토의 외곽에 자리한 비밀스러운 사무실. 창문은 두꺼운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었고, 희미한 조명 아래 길쭉한 회의 테이블에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이 둘러앉아 있었다. 긴장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테이블 위 커피잔의 미세한 진동만 간간이 느껴졌다. 이곳은 공식 기록에 남지 않을 만남, 트럼프의 제재가 불러온 폭풍 속에서 그들이 모인 마지막 보루였다.

​참석자는:

​팀 쿡 (애플)

​젠슨 황 (엔비디아)

​순다르 피차이 (구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엘론 머스크 (테슬라)

​팻 겔싱어 (인텔)

​긴장된 침묵을 깬 것은 팀 쿡이었다. 그는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려 모두의 시선을 모으며 입을 열었다. 그의 얼굴에는 애플의 글로벌 제국을 지켜온 리더의 결의가 새겨져 있었다.

​"우리 모두 같은 문제에 직면했어. 트럼프의 극단적 제재, 우리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하루아침에 끊으라는 거야. 이건 단순한 정책이 아니야, 우리 기업의 심장을 노리는 칼날이라고."

​젠슨 황이 동의하며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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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철학, 법학을 전공| 화가 | 작가 | AI·반도체·기업분석, 사유의 결로 꿰어진 이야기들, 다양한 분야의 통찰을 삶의 층위를 담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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