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12
우리가 적기(適期)에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는 투자 선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미 투자한 주식이 손실 나면 시장 탓이라도 하겠지만, 자기가 결정한 투자는 자기밖에 탓할 수 없다. 초보자의 성공 확률이 높은 이유는 실패에 대한 책임 의식도 수익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은 평온한 마음 상태 때문일 것이다.
분명 그때가 적절한 투자 시점임을 알았으면서도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시점이라고 투자를 권유한다. 이러한 이율배반(二律背反)적 행동은 투자에 관한 결과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자기 방어기제에서 나온 것이다.
증권회사에 다닐 때 고객에게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권유했으면서 정작 나의 손은 움직이지 못했다. 몇 달이 흘러 나의 말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나에게 투자 적기를 알려주어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 인사를 받고 가장 괴로운 사람은 바로 나였다.
대부분 초보자는 처음에 투자하면 수익 실현을 경험한다. 이것이 초보자의 저주일지도 모른다. 초보자는 수익이 났기 때문에 행운을 실력이라고 믿고 더 많은 돈을 투자한다. 차라리 손실을 보았다면 왜 손실이 났는지 그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수익이 발생하면 그러한 과정이 생략된다.
그러면 왜 초보자는 수익을 실현하는 경험을 하게 될까?
그것은 아마 초보자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주식을 평온하고 중립적인 마음으로 바라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 번의 행운이 또 다른 행운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그때부터 초보자는 시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며 실패를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시장을 분석하고 공부하여 시장의 진실을 파헤치려고 한다. 그들은 시장에게 자기 생각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승률상 승리보다 실패가 더 많아지게 된다. 그때부터 투자자는 실패의 책임을 자기 생각을 따라주지 않는 시장에게 돌린다.
주식은 중립적이고 제로섬(zero sum) 게임이다. 주식시장은 누군가가 누군가의 돈을 빼앗기도 하고,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돈을 빼앗기기도 하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뿐이다. 그런데도 실패한 투자자는 시장의 규칙이나 상황이 잘못되었다며 시장을 탓한다. 실패자가 비난해야 할 상대는 다수의 움직임이나 생각을 읽지 못하고 반대로 행동했던 바로 자신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기의 실패를 배신감으로 받아들여 책임을 전가할 대상만 찾게 된다.
결국 투자자는 초심(初心)을 잃어 투자 적기에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투자를 주저한다. 적정한 투자 시점에 투자를 실행하려면 시장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 그리고 자기 결정에 대한 책임감이 존재할 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자기 경험과 통찰력에서 나온 투자 시점을 의심하지 않고 책임질 때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