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셋 아빠로 산다는 것
큰딸의 사춘기는
중학교에 들어서며 시작되어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끝이 났다.
길었다.
그 시간 동안 큰딸은
혼자만의 새계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문은 자주 닫혀 있었고,
대답은 짧았고,
눈은 오래 마주치지 않았다.
나는 그 문 앞에서
참 오래 서 있었다.
처음에는 기다렸다.
언젠가 다시 나오겠지,
기다림이 길어지면
사람은 마음이 급해진다.
나는 결국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되었다.
"언제까지 그럴 거야."
"너만 힘든 줄 알아?"
말은 늘 쉽게 나온다.
한 번 나오면
돌아오는 길이 없다.
나는 화를 내기도 했고,
상처가 될 말을 뱉기도 했다.
그 말들은
그 순간엔 '훈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냥 '상처'가 됐다.
큰딸은 점점 더 조용해졌고,
나는 더 크게 후회했다.
사춘기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건 아니었다.
끝난 건
아이의 계절이 아니라
내 마음의 미안함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나는
큰딸 앞에서 말을 고른다.
괜히 한마디를 더했다가
그때의 문을 다시 세울까 봐.
저녁을 먹고 난 뒤,
큰딸이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나는 가볍게 말했다.
"요즘 늦게 자는 것 같네."
큰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늦게 자면 힘들지 않겠어?
큰딸은 짜증을 내지 않았다.
그저
말이 줄었다.
"알겠어."
그 말은 순순했지만
어딘가 닫힌 느낌이었다.
미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말끝에 붙어
나를 조심스럽게 만든다.
아빠의 걱정은
늘 조금 늦고,
아빠의 말은
가끔 너무 무겁다.
큰딸 앞에서 나는
점점 조심스러워진다.
사랑이 줄어서가 아니라
후회가 늘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