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비가 오면 물이 고이고, 겨울이면 그대로 얼어붙어 미끄러질 것 같은 길.
산비탈을 따라 매달리듯 형성된 달동네.
낡고 허름한 집들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듯 붙어 있었다. 벗겨진 페인트, 녹슨 슬레이트 지붕, 창문 대신 비닐을 덧댄 집. 바람이 불 때마다 어딘가에서 얇은 철판이 덜컹, 하고 울렸다.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것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빨랫줄에는 옷들이 매달려 있었다. 매달려 있는 옷들은 바람이 스칠 때마다 천이 힘없이 춤을 추듯 흔들린다.
골목 모퉁이.
버려진 오래된 냉장고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몸을 둥글게 말고 앉아 있었다. 노란 눈동자가 지나가는 그를 잠시 훑는다. 무심하고 냉정한 눈빛. 이 골목에서 오래 살아남은 것들은 하나같이 저런 눈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계단을 올랐다. 계단이라기보다 시멘트를 대충 부어 만든 경사로에 가까웠다. 그의 숨이 조금씩 가빠졌다.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멈출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버린 것처럼.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어둡고 초라한 모습. 그러나 그의 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망설임이라는 감정은 이미 오래전에 다 써버린 사람처럼. 익숙한 길이라는 듯 모퉁이를 하나, 둘 돌아 가파른 마지막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언덕 끝.
달동네에서 가장 위에 자리한 작은 집 하나. 문짝 아래는 조금 썩어 있었고, 낡은 동그란 손잡이가 매달려 있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집처럼. 혹은,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는 집처럼.
그는 그 앞에 멈춰 섰다.
잠시 숨을 고른다. 고개를 돌려 아래를 내려다본다.
달동네 아래, 도시의 불빛이 별처럼 번져 있었다. 화려하고 반짝이는 세상.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지만, 영영 닿지 않는 것들. 그리고 등 뒤의 낡고 어두운 집들. 극명한 대비였다. 그는 평생 그 경계 어딘가에서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안에서 아주 미세한 인기척이 들렸다.
그는 그 인기척이 새어 나오는 집의 문을 두드리지 못했다. 문 앞에서 서성이며 한참을 망설이던 그때, 안에서 동그란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철컥.]
문이 열렸다.
재활용품이 담긴 비닐봉지를 한 손에 든 여자가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문 앞에 서 있던 그를 보더니 잠시 멈췄다. 잠깐의 정적, 곧 언짢은 기색이 얼굴 위로 천천히 번져 올랐다.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그녀는 그를 본 순간 이미 봤지만, 못 본 척하며 무시했다. 눈이 마주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너무 많이 내준 것 같다는 듯. 그는 그녀에게 말을 걸기 위해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였지만, 그녀는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한 손에 쥐고 있던 비닐봉지를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내려놓은 뒤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가 버렸다.
그는 출입문 앞에 다시 혼자 서 있게 되었다.
하지만, 돌아서지는 않았다.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기보다, 이번만큼은 도망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벌을 내린 사람처럼. 계속 그 집 문 앞에만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그의 모습을 창문 뒤에서 바라보며, 마치 오뉴월에 한을 품은 여자처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분노만이 아니었다. 오래 참아온 것들이 켜켜이 굳어 있는 눈빛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때, 교복을 입은 한 소녀가 나타났다.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이 이 낡은 골목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소녀였다. 사랑스러워 보이는 그 소녀는 그가 서 있던 집의 문 앞에 서서 아무렇지 않게 문을 두드린다. 그 소녀를 본 순간, 그의 두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소리 없이.
"엄마, 문 열어."
소녀가 문을 두드린 순간, 출입문이 열린다. 소녀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그게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이 집이 자신이 돌아올 곳임을 의심해 본 적 없는 사람처럼.
"엄마, 문 앞에 못생긴 이상한 남자가 서 있던데? 경찰에 신고 안 해도 돼?"
"놔둬. 신경 쓰지 마."
집 안에서 소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 두 사람의 대화 사이,
그의 두 눈에 고이던 눈물이 마침내 흘러내렸다.
"혹시... 아빠야?"
소녀의 물음에 여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짧지만 무거운 침묵. 부정도, 긍정도 담지 않은 채, 그 모든 시간을 감춘 침묵. 말 대신 오래된 상처가 웅크리고 있는 침묵.
문 안쪽에서 인기척이 다시 움직였다.
[철컥.]
문이 조금 더 열리며 소녀가 고개를 내밀었다.
"아빠야?"
이번에는 더 또렷한 목소리였다. 의심과 기대가 뒤섞인 목소리.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질문이 그에게 던져졌다. 그의 숨이 멎은 듯 멈췄다. 입을 열면 무언가 무너질 것 같았다. 지금껏 겨우겨우 붙들고 온 것들이, 단 한 글자에 와르르 쏟아져버릴 것 같았다. 그래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갈라진 목소리. 거의 속삭임에 가까운.
소녀는 그를 한참 올려다보았다. 많은 것이 닮아 있었다. 웃지 않아도 초승달처럼 휘어지던 그 눈. 자신이 두고 떠난 눈이, 이만큼 자라 그를 마주 보고 있었다.
"진짜 아빠?"
그는 대답 대신 주머니에서 천천히 손을 꺼냈다. 떨리는 손끝이 허공에서 멈췄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닿지 못했다. 그럴 자격이 있는지를 먼저 묻고 싶어졌다.
문 안쪽에서 여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보내."
짧고 단호했다. 감정을 다 걷어낸 자리에서 나오는 목소리. 소녀가 뒤를 돌아본다. 망설임이 어린 얼굴.
"엄마...!!"
"아빠 집에 데리고 들어오기만 해. 눈앞에서 입에 칼 물고 죽어 버릴 테니까."
"엄마 좀...!!"
소녀가 화를 낸다. 아이의 분노는 날카롭고 순수했다. 그에게 완강하게 버티던 그녀였지만,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 딸의 눈빛 앞에서, 10년 치 분노도 한 발짝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다시 그를 올려다보았다. 눈빛에는 여전히 묻지 못한 질문이 남아 있었다. 수많은 밤 천장을 향해 던졌을, 누구도 대신 대답해주지 못한 질문.
"아빠, 왜 이제 왔어?"
그 말에 그의 시선이 흔들렸다. 왜 이제 왔냐고. 그 한마디가, 열 마디 원망보다 깊이 박혔다. 준비해 온 말들이 모래처럼 부서졌다. 그는 고개를 떨구었다.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겨우 입을 열었다.
"미안. 아빠가... 좀 늦었어."
소녀는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 표정이 오히려 더 아팠다. 원망조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나이. 그러다 소녀가 작게 말했다.
"괜찮아 그래도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나는 좋으니까."
용서도, 책임 추궁도 아니었다. 그저 다음을 믿는 말. 아이만이 할 수 있는 말. 그리고 소녀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
"들어가자, 아빠."
작고 따뜻한 손이었다. 10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너무 자연스러운 온기였다.
문 안쪽에 서 있던 여자는 노골적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불만과 불쾌함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숨기려는 기색조차 없이. 하지만 화를 터뜨리지는 못했다. 딸이 그의 손을 꼭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작은 손 하나가 수많은 말을 막아 세우고 있었다. 그는 문턱을 넘기 직전, 그녀를 향해 낮게 말했다.
"미안해. 누나."
여자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 했다. 오랜만에 듣는 호칭. 낯설고, 어색하고, 그래서 더 날카롭게 살갗을 긁는 한 단어.
"시끄러워."
짧고 건조한 대답.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가 덧붙였다.
"어쩜 그렇게 뻔뻔하니. 10년 동안 돈만 보내면 다 끝난 줄 알았어?"
그 말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죄가 딸 앞에서 그대로 낭독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돈만 보냈다. 하지만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 대가를, 지금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그는 그저 딸의 눈치를 살폈다. 딸이 상처받지 않기만을 바라는 사람처럼.
"그만해, 엄마. 이제라도 돌아온 게 어디야."
소녀의 말에 여자의 입술이 굳게 다물렸다. 막 쏟아내려던 말이 목구멍에서 멈춘 듯했다. 그동안 딸이 아버지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버지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눈빛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매번 지켜봐야 했던 건 자신이었다.
여자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10년이 실려 있는 한숨이었다.
"정말. 내가 저 인간을 왜 만나서."
마지못해 내뱉은 말. 저주인지, 체념인지, 그녀 자신도 알 수 없는 목소리였다.
집 안은 생각보다 더 좁았다.
작은 거실 하나와 방문 두 개. 벽지는 군데군데 들떠 있었고, 이 집 자체가 오래전부터 지쳐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아빠, 여기 앉아."
그는 자리에 앉았다. 이 집에 완전히 몸을 맡길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여전히 그녀의 눈치를 살핀다. 여자는 부엌 쪽으로 돌아섰다. 수도꼭지를 틀었다. 쏟아지는 물소리가 침묵을 대신한다. 그리고 그 소리 뒤에 자신의 흔들림을 숨겼다.
"왜 온 거야."
등을 보인 채 묻는다. 눈을 마주치면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 일부러 돌아서서 묻는 목소리였다.
그는 한참을 대답하지 못했다. 딸이 그의 무릎 위에 턱을 괴고 올려다보고 있었다. 기다리는 눈. 원망이 아닌, 기대가 담긴 눈. 그 눈앞에서, 거짓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그는 결국 입을 열었다.
“미안.”
짧은 말이었다. 하지만 10년을 건너온 한마디였다. 그 사이 수없이 쌓이고 삭아버린 말들 중, 끝내 남은 단 하나의 문장이었다.
여자의 손이 멈췄다. 물줄기가 계속 흘러내렸다.
"고작 미안하다는 말하려고 10년 만에 나타난 거니?"
조용한 목소리였다. 소리를 높이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더 아팠다. 분노에는 맞설 수라도 있지만, 저런 조용함 앞에서는 어떤 방어도 무력했다. 소녀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어른들의 침묵이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지 못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조심스러워지는 눈빛이었다.
"아빠, 이제 또 안 가는 거지?"
그 질문에 방 안의 공기가 멎었다. 어른들이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을,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꺼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돌아와서 미안해, 딸. 이제 어디 안 갈게."
"알았어."
소녀는 짧게 대답했다.
그는 여전히 불만과 불쾌함을 숨기지 못하는 그녀를 바라보다 조심스레 말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잘 살고 있었네."
감탄인지, 미안함인지 모를 말이었다.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그는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이사 가자, 누나.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우리 딸 키울 수 있게."
그 한마디에 그녀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오래 기다렸던 말이었다. 그래서 더 쉽게 믿을 수 없었다. 잠시 흔들림이 스치고, 곧 다시 단단한 얼굴이 돌아왔다.
"말은 쉽지."
그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10년 동안 글로 성공해서 돌아오고 싶었어. 제대로 된 모습으로. 당당하게. 그래야 얼굴을 들 수 있을 것 같았어."
쓴웃음이 흘렀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변명처럼 들리는 웃음.
"근데, 생각처럼 안 되더라."
침묵이 내려앉았다. 낡은 형광등이 윙, 하는 소리를 내며 깜빡이는 소리까지 선명했다.
"그래서 이제 와서?"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여전히 날이 서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변명하지 않았다.
"이제 포기하고 누나랑 딸이나 챙기려고"
그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
"누나랑 딸, 내가 챙길게. 이번엔 진짜로."
그 말에 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을 오래 바라봤다. 수없이 거짓말을 걸러냈던 눈이었다. 믿었다가 무너졌고, 무너진 다음에도 살아야 했던 사람의 눈.
"지켜볼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
아이의 시선이 엄마에게 향했다.
"엄마. 이제 아빠 용서해 줘."
다시 한번, 방 안 공기가 멎었다. 그는 아이 앞에 무릎을 굽혔다. 뒤늦게야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사람처럼.
여자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오래 참고 눌러온 것들이 그 숨결 하나에 조금씩 묻어 나왔다.
"알았어. 우리 딸을 당장 아니더라도 노력해 볼게."
짧은 한마디였다. 완전한 용서도, 차가운 거절도 아닌. 기회. 부서지지 않으려고 오래 닫아두었던 문을, 아주 조금만 열어둔다는 말.
그때.
[꼬르륵.]
긴장이 풀린 탓일까. 그의 배에서 민망한 소리가 울렸다.
잠시 정적.
그리고 소녀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 배고파? 엄마, 아빠 밥 줘. 배고픈가 봐!"
소녀가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외쳤다. 그녀도 피식 웃었다. 참으려 했지만 이미 새어 나온 웃음이었다. 오래 굳어 있던 얼굴이 잠깐, 아주 잠깐 풀렸다.
"그렇게 뛰쳐나가 놓고, 밥 챙겨 줄 여자도 없었나 봐?"
"있었는데. 떠났어."
"얼씨구. 벌 받았나 보다."
"그러네."
그도 살며시 웃었다. 자조 섞인 웃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집 안에서 흘러나온 웃음이라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다른 온기를 가지고 있었다.
여자는 딸을 흘겨보는 척하며 말했다.
"알았어. 딸. 그래도 우리 딸 봐서라도 아빠 밥은 줄게"
그러고는 그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딸의 얼굴을 위해 그녀는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냉장고 문이 열리고, 냄비가 다시 불 위에 올려졌다.
부엌 쪽에서 국 끓는 소리가 다시 집 안에 번졌다. 그는 거실에 어색하게 서 있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와줄까?"
"말 걸지 마”
그는 다시 딸의 옆으로 돌아갔다. 소녀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라도 돌아와서 고마워 아빠.”
“미안해 딸. 이제 정말 아빠 어디 안 갈 거야.”
“알았어.”
여자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것이다. 그리고 다시 움직였다. 아무렇지 않은 척, 여전히 등을 보인 채.
.
작은 식탁 위에 밥그릇이 하나 놓였다. 소리 없이, 그러나 분명하게. 그는 그 밥그릇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 잘 먹을 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아빠, 많이 먹어."
그는 딸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손에 숟가락을 쥐고, 그녀가 끓인 국을 천천히 떠먹었다.
"맛있네. 여전히."
입에 넣자마자 튀어나온 말이었다. 꾸미지 않은 감상. 10년 전의 기억이 혀끝으로 되살아난 것처럼.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입술 끝이 아주 잠깐, 정말로 아주 잠깐 움직였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짧은 순간이었다.
"정말 또 도망가기만 해."
그녀의 최후의 경고였다.
"알았어."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가 그녀가 차려준 밥을 먹기 시작한다.
“이사 가자 누나.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딸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그럼. 진짜 이사 가는 거야?”
그가 소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진짜야 딸.”
“벌써 기대된다”
소녀가 기뻐했다. 그리고 그렇게 기뻐하는 소녀를 보며 그는 미소를 지었다. 세 식구는 그렇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