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1월 조선의 왕이었던 고종은 잠을 못 이루는 날이 제대로 숙면을 취하는 날보다 많았다. 항상 불안 초조 했으며 먹는 음식도 항상 조심해서 먹었다. 불과 몇 달 전 자신의 부인인 명성황후(민비)가 일본인에게 시해당하는걸 직접 목격한 뒤라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1895, 을미사변)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임오군란(1882) 이후 청나라 군대에 의해 끌려가는 것도 목격했고 명성황후가 생존을 위해 청나라 군대를 끌어들이는 모습도 다 지켜봤다. (임오군란 때 성난 군인들이 민 씨 일가를 살해하고 명성황후까지 죽이려 들었으나 명성황후는 청나라에 도움을 청해서 살아남았다. 청나라는 그 대가로 조선으로부터 많은 걸 얻어갔다.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 맺음.... 중국 상인이 조선 내에서 자유롭게 상거래하는 거 허용.... 현재 인천의 차이나타운의 시작이기도 하다. 청나라 세력이 커가자 불안을 느낀 친일성향의 개화파들이 갑신정변을 일으켰을 때도 민비는 청나라에 의해 생존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세력싸움에 조선의 지도층은 생존과 안위를 위해 어디에 줄을 댈지만 연구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고 그것의 정점이 “아관파천”이었다.
아관파천은 말 그대로 “왕이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다”는 뜻이다. 조선의 왕이 후궁의 가마를 타고 일본 몰래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고종 입장에선 생존을 위한 발버둥이었으나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었다.
아관파천을 할 당시 한반도 주위 정세를 보면 불과 2년 전인 1894년에 청나라와 일본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렀으며 그 결과는 일본의 압도적 승리였다.(청일전쟁) 기존의 청나라에 의지하던 지도세력들에겐 엄청난 충격이었다. 청일전쟁의 결과 청나라는 중국대륙의 요동반도와 타이완 섬을 일본에 넘겨주기로 합의한다.(1895 시모노세키조약) (대만의 일제식민지시기는 1895년부터 1945까지)
하지만 서양세력이 보기엔 매우 못마땅한 조약이 시모노세키 조약이었다. 왜냐하면 조선땅은 별로 맛없는 땅이었으나 중국 대륙은 매우 훌륭한 땅인데 감히 일본이 먹기 시작했다는데 엄청난 불만이 있었고 러시아 독일 프랑스가 일본에게 요동반도를 포기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고 일본은 무릎을 꿇고 요동반도는 포기하게 된다 (1895 삼국간섭)
이걸 본 조선의 지도층도 매우 충격을 받았다. 일본이 러시아에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고 러시아가 더 힘이 세다는 생각이 지도층에 퍼지자 친러파가 많아지게 된다. 고종도 생존을 위해 러시아의 힘에 기대려고 노력을 하고 러시아 입장에서도 일본세력 견제를 위해 조선이 필요해서 아관파천을 허용하기로 약속을 했다.
아관파천을 하고 나선 일본은 충격을 받았지만 조선의 현 상태(러시아 공사관 내에서 조선의 왕이 통치하는 상황)를 인정하기로 했다.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에서 정치를 했다. 실제론 러시아의 영향력이 엄청 세졌고 각종 이권은 러시아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이때부터 이를 갈아온 일본은 1905년 결국 러시아를 이기고 한반도를 사실상 차지하게 된다.(러일전쟁 1904-1905) 청나라 러시아를 물리친 일본제국은 한반도 최고의 세력이 되었다. 1905년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하는 을사늑약(1905)을 맺었고 일본은 삼국간섭(1895)의 굴욕을 피하기 위해 조선을 완전히 먹기 전에 강대국들에게 사전 허락을 받기 시작했다. (가쓰라 테프트 밀약 7월 , 영일동맹 8월 포츠머스 조약 9월) 1907년 정미 7 조약으로 조선 군대해산도 시작되었고 행정권도 박탈했고 1910년 조선은 일본의 완전한 식민지가 되었다 (경술국치)
구한말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강대국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던 조선이 왜 그렇게 몰락했는지에 대한 학습과 반성은 지금 대한민국에도 유효하다.
# 구한말 주요 사건 연표
1876년 강화도조약 1882년 임오군란 제물포조약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 조미수호통상조약 1884년 갑신정변 한성조약 텐진조약 1885 거문도사건 1889 방곡령 선포 1892-93 교조신원운동 1894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갑오개혁 1895 시모노세키조약 삼국간섭 을미사변 1896 아관파천 독립협회 1897 대한제국 광무개혁 1902 영일동맹(일본의 조선반도 권익승인) 1904 러일전쟁 1905 가쓰라 테프트 밀약 영일동맹 포츠머스 조약 을사늑약 1907 국채보상운동 헤이그특사파견 고종퇴위 정미 7 조약 1909 안중근의사 의거 간도협약 1910 경술국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