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란 것들에 대한 이야기
외계인은 박영철의 기억 속 깊은 곳에서 뒤를 돌아보는 것처럼 의식을 움직여 서로 얽혀 있는 또 다른 두 가지 흥미로운 감정을 발견했다. 하나는 번개처럼 순간적으로 빛나는 놀람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평선처럼 끝없이 펼쳐진 예상이었다.
“수호천사, 이 두 가지 감정의 본질이 무엇이며, 인간의 역사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 줘.”
"주인님, 놀람과 예상은 인간의 인식과 경험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감정들입니다. 이들은 마치 우주의 불확실성과 규칙성처럼 서로를 보완하며 존재합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는 또 다른 측면에서 이 두 감정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구인들의 역사와 문화의 발달과정들을 보면, 인간들은 놀라운 것에 특별한 관심과 주목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놀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 놀람 하나를 위해 평생을 바치기도 합니다. 또 인간들은 모든 현상들에 대해 일반화 또는 법칙화 하기를 좋아하고 이것을 활용하여 예측하기를 즐깁니다. 그리고 예상이 맞았을 때도 희열을 느끼지만, 반대로 예상이 깨지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놀람을 예측하고, 예측이 깨지는 놀람이 나오는 반복된 현상들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견인한 또 다른 주역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학문적으로도 많이 다뤄졌겠구나?”
"서양 철학에서 놀람은 지식 추구의 출발점으로 여겨졌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철학은 경이로부터 시작된다'라고 말했죠. 반면 예상은 과학적 사고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칸트는 인과율에 기반한 예측 가능성을 인식의 선험적 조건으로 보았습니다.
현대 철학에서는 하이데거가 '존재와 시간'에서 예기(豫期, Vorlaufen)의 개념을 통해 미래에 대한 예상이 현재의 존재 방식을 결정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들뢰즈는 놀람과 차이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사유가 가능해진다고 보았습니다.”
수호천사가 마치 숨 고르기라도 하듯 잠시 정적을 만들었다가 대답을 이어 갔다.
“동양철학에서는 놀람과 예상이 서양철학처럼 구체적으로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교에서는 놀람이 도덕적 판단과 실천을 조정하는 순간적인 반응으로 나타나며, 경(敬)을 통해 놀람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태도가 강조됩니다. 불교에서는 진리와 무상함을 깨달을 때의 놀람이 깨달음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며, 이를 통해 무지를 넘어서고 깊은 통찰을 얻습니다. 도교는 자연의 무한한 변화와 인간의 한계를 인식할 때 느끼는 경이와 놀라움을 중시하며, 이를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태도로 연결시킵니다.
예상에 대해서는 유교에서 상황에 맞는 예측과 준비가 도덕적 실천의 핵심으로 다루어지지만, 불교와 도교는 미래에 대한 강한 예상이나 집착을 경계하고, 대신 현재 순간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무상함을 받아들이는 것을 강조합니다. 동양철학에서 놀람은 주로 깨달음과 도덕적 성찰로 이어지는 감정으로, 예상은 도덕적 실천의 도구로서 또는 집착에서 벗어나려는 태도로 나타납니다.”
"문학에서는 이 감정들이 어떻게 표현됐어?" 외계인이 물었다.
"문학에서 놀람과 예상은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고 스토리에 긴장감을 더하는 중요한 장치로 활용됩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예상치 못한 배신과 복수를 중심으로 놀람을 주며,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 갈등이 독자의 기대를 뒤엎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등장인물이 하나씩 사라지는 과정에서 독자의 예상이 계속 빗나가며, 마지막까지 범인의 정체를 숨겨 놀라운 결말을 이끌어냅니다. 보르헤스의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은 시간의 흐름이 분기되어 다른 현실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놀라운 설정으로 독자의 예상을 깨뜨립니다. 이언 매큐언의 속죄는 주인공의 잘못된 증언이 만들어낸 비극을 따라가다 마지막에 모든 사건이 허구였다는 반전으로 충격을 줍니다. 다니엘 키이스의 '앨저넌에게 꽃을'은 주인공의 지능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예상치 못하게 다시 감소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의 감정적 반응을 유도합니다. 이처럼 놀람과 예상은 문학에서 스토리 전개와 감정적 깊이를 더하는 핵심적인 기법입니다.
동양문학에서도 놀람과 예상은 서사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일본 하이쿠는 짧고 간결한 형식 속에 자연의 순간적인 아름다움과 그로 인한 놀라움을 담습니다.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는 예상치 못한 자연의 변화를 짧은 시어로 포착하여 독자에게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중국의 고전 소설 삼국지에서는 수많은 전략과 전술이 펼쳐지며,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반전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제갈량의 계책들은 독자에게 계속해서 놀라움과 기대를 선사하며, 복잡한 인물 관계와 정치적 음모가 얽혀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를 만듭니다. 몽골 고전 소설 비밀의 역사서에서도 칭기즈 칸의 군사적 전략과 지혜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전개되며 독자에게 놀라움을 줍니다. 한국의 판소리 춘향전은 주인공 춘향이의 운명이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놀라운 방식으로 반전이 이루어지며, 독자는 예상과 달리 춘향이 지혜롭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따라가게 됩니다. 동양문학에서도 놀람과 예상은 긴장감을 유발하고, 감정적 깊이를 더하는 중요한 요소로 사용됩니다.”
외계인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이번에는 질문하지 않고 수호천사의 답을 기다렸다. 수호천사는 당연한 순서라는 듯 설명을 시작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놀람과 예상은 인간의 인지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놀람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자극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감정으로, 이는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상황에 빠르게 반응하도록 합니다. 심리학자 로버트 플루치크는 놀람을 생존에 중요한 감정 중 하나로 설명하며, 위협적이거나 새로움에 대해 즉각적인 대처를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대 위반 이론에서는 놀람이 우리가 예상했던 결과가 어긋날 때 발생하며, 이는 우리에게 상황을 다시 평가하고 학습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반면, 예상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입니다. 심리학자 칼 프리스톤의 예측 부호화 이론은 뇌가 항상 환경을 예측하고, 예상이 맞거나 틀렸을 때 이에 반응한다고 설명합니다. 예상이 맞으면 뇌는 안정감을 느끼고, 예상이 틀리면 놀라움으로 인해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여 인지적 업데이트가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학습과 적응의 중요한 과정으로, 인간의 인지 발달과 행동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놀람과 예상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규범의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에밀 뒤르켐은 사회적 규범과 일탈에 대해 연구하며, 사회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질서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상은 사회적 규범과 제도를 통해 형성되며, 사람들이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기대하는 행동입니다. 예상은 일종의 사회적 안정성을 제공하고, 개인은 사회 내에서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예측하며 행동을 조절합니다.
반면, 놀람은 예상치 못한 사회적 행동이나 사건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감정으로, 이러한 순간은 종종 사회적 변화나 규범의 재정립을 촉발합니다. 예를 들어, 하비거스트의 사회적 역할 변화 이론에 따르면, 놀람은 예상된 사회적 역할이나 행동 패턴에서 벗어날 때 발생하며, 이는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긴장과 재조정의 필요성을 가져옵니다.
가핑크엘의 일상적 상호작용 연구에서는 사회적 기대를 깨뜨리는 "브리칭 실험"을 통해 놀람이 어떻게 사회적 규범을 확인하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지 설명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놀람은 개인이 자신의 역할과 규범을 재평가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규범을 재정의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박영철의 삶에서는 이 두 감정이 어떻게 나타났어?”
수호천사는 잠시 침묵했다가 답했다.
“숙주 박영철의 기억을 보면, 이 두 감정은 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삶은 주로 부정적인 예상과 놀람이 반복되는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사업에서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그 속에서 드러난 배신입니다. 그의 성공은 놀라운 성과였지만, 그 성공이 잘못된 가치관에 기반하고 있었기에 결국 실패를 예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믿었던 동료의 배신이 드러났을 때, 그는 이후에 더 큰 배신이 일어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배신자를 처벌하지 않고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 결과, 예상대로 더 큰 배신과 큰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그의 삶의 현실에서 맞이한 결말은 철학적 연구나 문학 작품에서 나오는 이상적 결론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인간은 이 두 감정의 균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외계인은 다시금 질문을 던졌다.
수호천사는 잠시 생각한 후 차분히 답했다.
"이 질문은 인간들이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던져온 물음입니다. 놀람은 새로운 깨달음과 학습의 기회를 주지만, 예측은 삶의 안정과 통제를 제공합니다. 에픽테토스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라고 했죠. 놀람과 예측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면서도 미래에 대비하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유교의 중용이나 도교의 자연스러움처럼, 동양 철학에서도 이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도 평정을 유지하는 방법을 수련을 통해 가짐으로 균형을 가질 수 있다고 현대의 전문가들은 제시합니다."
"주인님, 놀람과 예측은 인간의 경험과 인식을 형성하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두 감정의 상호작용은 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사회의 혁신과 발전을 이끌어왔습니다. 이 감정들을 이해하고 조화롭게 다루는 것은 인간과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그러나 외계인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박영철의 현실을 떠올리며, 수호천사의 설명이 인간 삶에서 실제로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기 때문이다. 박영철은 놀람과 예측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한 채 무너져 갔고, 현실은 수호천사가 제시한 이상적 해답과는 너무나 달랐다. 인간이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예측을 통해 준비한다는 그 이론이, 박영철 같은 사람이 마주한 혼돈과 배신 속에서 정말로 실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떠올랐다.
그 의문은, 결국 인간의 삶에서 두 감정의 균형을 찾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것이었다. 균형을 찾을 것이 아니라 판단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것인가 하고 고민해 보았으나 쉽사리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외계인은 박영철의 기억 속에서 이상한 냄새들이 나는 듯한 느낌에 그 냄새의 근원지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멀리 이동한 느낌뒤에 이번에는 냄새가 나는 듯한 감정페어를 발견하였다. 분명 냄새가 나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냄새가 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발견된 감정페어 중 하나는 역겨움을 주는 혐오였고, 다른 하나는 이끌림을 주는 호감이었다.
"이 두 가지 감정의 본질이 뭐야? 인간의 역사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 줘.”
"주인님, 혐오와 호감은 인간의 생존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근간을 이루는 감정들입니다. 이들은 마치 우주의 인력과 척력처럼 서로를 정의하고 균형을 이루며 존재해 왔습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는 이 두 감정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양 철학에서 혐오와 호감은 윤리학과 미학의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한 호감을 철학적 탐구의 출발점으로 삼았죠.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혐오스러운 것들의 모방도 예술적 쾌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근대에 들어서 칸트는 미적 판단에서 호감의 '무관심성'을 강조했습니다. 니체는 '선악의 저편'에서 도덕을 '노예도덕'과 '주인도덕'으로 나누며, 혐오와 호감이 어떻게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는지 분석했습니다.
동양 철학에서도 혐오와 호감은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라고 가르쳤는데, 이는 혐오의 감정을 윤리적 행동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죠. 불교에서는 욕망에 대한 호감을 고통의 원인으로 보고, 이를 극복하는 것을 중요한 수행 과제로 삼았습니다."
"문학에서는 이 감정들이 어떻게 표현됐어?" 외계인이 계속 듣기만 할 수 없다는 듯 빠르게 질문을 던졌다.
”문학은 혐오와 호감의 복잡한 역학을 탐구하는 풍부한 장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의 호감과 가문 간 혐오의 대립을 그립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은 주인공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혐오와 호감의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룹니다.
현대 문학에서도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문명화된 소년들이 원시적 상태로 돌아가며 겪는 혐오와 호감의 변화를 그립니다. 한국 문학에서 이상의 작품들은 근대성에 대한 양가적 감정, 즉 호감과 혐오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죠.”
“심리학에서는?” 질문의 순서를 가진 면접관처럼 같은 패턴의 질문이 이어졌다.
"프로이트는 성적 욕망과 금기 사이의 갈등에서 혐오와 호감의 역학을 분석했습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혐오를 질병과 독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적응적 메커니즘으로 봅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호감이 어떻게 편견과 차별로 이어지는지, 또 혐오가 어떻게 사회적 배제로 이어지는지 연구합니다.
혐오와 호감은 사회 구조와 권력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사 누스바움은 저서 '혐오와 수치심의 정치'에서 혐오가 어떻게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는 데 사용되는지 분석했습니다. 반면 호감은 사회적 결속과 협력의 기반이 되죠. 현대 소비사회에서는 광고와 미디어가 호감을 조작하여 소비를 촉진하는 현상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침묵이 이어지다가, 수호천사가 이전 감정설명에서 학습된 패턴에 맞추어 설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박영철의 삶은 현대 한국 사회에서 혐오와 호감의 복잡한 역학을 보여줍니다. 그의 사업 성공 시기에는 사회적 지위와 부에 대한 호감이 강했죠. 하지만 실패 후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혐오와, 과거의 성공에 대한 향수 어린 호감이 공존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그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를 반영합니다.”
“이제 안 물어봐도 답을 주는구나. 그럼 다음 질문은 안 해도 되지? 뭔지 알지?” 외계인이 지루함을 달래려는 듯 장난기를 섞어 물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진지함이 있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평정심을 강조했습니다. 불교의 중도 사상도 극단적인 호감이나 혐오를 경계합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마음 챙김과 같은 기법을 통해 혐오와 호감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수호천사는 장난을 받아주지 않고 답을 이어갔다.
"주인님, 혐오와 호감은 인간의 생존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필수적인 감정이지만, 동시에 편견과 차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두 감정의 균형을 찾고, 그것이 우리의 판단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에 매우 중요합니다."
박영철의 육체에서 피곤함과 허기짐을 다시 호소하는 것이 느껴져 시간을 확인해 보니 상당한 시간이 흘러 있었다. 외계인이 느끼는 시간의 흐름과 달라서 텔레파시를 통해 수호천사에게 확인을 요청하니 생각보다 심플한 답변을 받게 되었다. 기억에 다이브 하고 있는 동안 흐르는 시간과 실제 흐르는 시간에는 마치 다른 차원의 시간 흐름처럼 다른 속도가 생겨나는데 그 원인은 본인도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했다. 기억을 보는 일 자체가 차원을 넘나드는 것과 같은 것이지만 해당 시공간을 다녀오면 이론상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는데 매번 좌표를 맞추어도 빗나가 있다는 그게 뭐 그리 중하냐는 식으로 대충 답을 하는 수호천사 이야기를 한 귀로 흘리면서 잠시 쉬면서 박영철의 육체를 회복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억 다이브를 해제하고 숙주의 육체에 몇 개 남지 않은 컵라면으로 영양을 보충시키고 잠시 육체의 눈을 감기고 수면 상태로 몰아넣어 강제적 휴식을 취하게 했다. 그리고 두어 시간 정도 흐른 뒤 피로도 등을 체크한 뒤 몇 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수호천사의 말에 다시 숙주의 기억으로 다이브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