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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TK Sep 26. 2024

부질없는 현실과 그럼에도 이어지는 삶에 대한 고찰 02

현실의 벽이란 것에 대한 이야기.

제3막. 외계인 지구에서의 생존에 도전하다.


1장. 꿈과 희망이 부서지는 부질없는 현실과 그럼에도 이어지는 삶에 대한 고찰 02


현실의 벽이란 것에 대한 이야기.



“주인님, 그럼 숙주 박영철의 무의식과 다차원 싱크를 통해 숙주가 무의식 깊숙이 숨겨놓았던 것들을 활성화해 보겠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그의 자아가 진짜 본인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생각했던 지점들을 알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 지점들 중에서 가장 최초로 일어난 사건들부터 조사하면 주인님께서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차원 싱크? 이번에는 그냥 기억 속으로 다이브 하는 게 아닌가 보구나.”


“네, 그렇습니다. 숙주 박영철은 50세가 넘었습니다. 즉, 기억의 범위가 50년에 이르다 보니,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검토하고 비교하는 것은 너무 많은 시간과 자원을 요구하는 매우 비효율적인 과정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숙주 스스로의 자의식을 깨워 그의 생각이나 믿음을 동기화하는 방식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그 자의식을 관장하는 영혼의 일부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상태라, 남은 자의식을 섣불리 모두 활성화하면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무의식 속의 자아를 깨워 다차원적으로 동기화하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숙주가 대외적 관계를 위해 만든 생각이 아닌,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세운 신념들과 조우하게 하는 것입니다.”


“오홀… 뭔가 그럴싸해 보이긴 하는데, 남아 있는 자의식을 활성화하면 어떤 부작용이 생기길래 활성화하지 못하는 거지?” 외계인은 호기심이 발동해 두 눈이 반짝이는 듯했다.


“네, 일부 자의식만 남은 경우 그 성향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만 나타나게 됩니다. 즉,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거나 보완할 기준이 무너지면서 인격의 균형이 깨지게 되는 것이죠. 이 상태가 되면, 지구인들이 흔히 ‘미친놈’, ‘정신병자’라고 부르는 상태 이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 상태가 폭력적일 수도 있고, 집착이 강해질 수도 있으며, 공감 능력이 사라진 사이코패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심각한 설명에 외계인의 호기심에 빛나던 눈은 걱정으로 물들었다.


“무의식은 괜찮은 건가?”


“네, 주인님.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무의식에는 숙주가 인간의 사회성을 기준으로 분리했던 진짜 자아들이 온전하게 숨겨져 있습니다. 무의식 자체도 숨겨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영혼이 날아갔는데도 무의식은 온전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외계인의 또 다른 궁금증이 폭발했다.


“인간의 무의식은 타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자아의 조각들을 숨기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체계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위험 상황 등에서 무의식이 자신의 육체를 지키는 임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러한 인간의 무의식이 컨트롤 타워가 되는 현상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무의식이 컨트롤 타워가 되면 인간은 가끔 슈퍼히어로와 같은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살고자 하는 의지나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무의식 속에 강하게 자리 잡은 경우, 이러한 초인적인 능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기 몇 가지 흥미로운 자료들이 있습니다.”


수호천사는 자랑거리가 생긴 신난 아이처럼 외계인에게 화면을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 갔다.


“에베레스트 생존 사례 (벡 위더스): 1996년, 에베레스트 등반 중 폭풍우에 갇힌 벡 위더스는 시력을 잃고 체온이 떨어져 죽음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아이들을 다시 보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로 36시간 동안 극한의 추위와 싸우며 기적적으로 생존했습니다.


127시간 (아론 랄스턴): 2003년, 등산가 아론 랄스턴은 유타 주의 협곡에서 바위에 팔이 끼어 5일 이상 갇혔습니다. 물과 음식이 떨어지고 구조의 희망이 없어지자, 그는 결국 자신의 팔을 스스로 절단하고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이 놀라운 생존 이야기는 영화 '127시간'으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쓰나미에서 아이를 구한 어머니 (요카 앤):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당시, 요카 앤 이라는 어머니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면서도 8개월 된 아기를 끝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나무를 붙잡고 3시간 동안 아기를 지켜냈고, 결국 둘 다 구조되었습니다.


차에서 아이를 구한 아버지 (닉 해리스): 2006년 호주에서 닉 해리스는 사고로 전복된 차 안에 갇힌 아들을 구하기 위해 혼자의 힘으로 1톤이 넘는 차를 들어 올렸습니다. 그의 아들은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화재에서 이웃을 구한 10대 소년 (자시라이어 카네기): 2014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때, 17세 소년 자시라이어 카네기는 연기 속으로 뛰어들어 장애가 있는 이웃을 구했습니다. 그는 호흡이 곤란한 상황에서도 여러 차례 불 속으로 들어가 여러 명의 이웃을 구조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인간의 무의식과 생존 본능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시스템 수호천사가 언급한 "살고자 하는 의지나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게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경우가 이러한 슈퍼 능력을 더 크게 나타내기도 합니다"라는 설명과 일맥상통합니다.”


"정말 놀랍군. 인간의 무의식이 이렇게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니..." 외계인이 감탄하며 말했다.


"주인님, 이러한 초인적인 힘의 발현은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지구에는 인간의 무의식과 극한 상황에서의 초인적인 힘에 대해서는 많은 사례와 연구가 있습니다. 이는 흔히 '하이퍼스트렝스'나 '아드레날린 러시'라고 불리는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게 뭔데?" 외계인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네, 설명드리겠습니다. 극도의 위험 상황에서 인체는 아드레날린을 급격히 분비합니다. 아드레날린은 심박수를 높이고 혈류를 증가시켜 근육에 더 많은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동시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집중력을 높여줍니다.”


"오, 그렇구나. 그래서 평소에 못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거군.”


"맞습니다, 주인님. 이런 상태에서 인간은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리거나, 평소라면 불가능할 정도의 높이를 뛰어넘을 수도 1톤이 넘는 자동차를 들어 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는 일시적이며, 대개 상황이 끝난 후에는 극도의 피로와 탈진 상태를 겪게 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였지만, 외계인은 대체 이게 숙주 박영철의 인생변곡점을 찾아가는 것과 무슨 연관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거 또 수호천사가 능력 자랑하려고 오버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쯤에서 이야기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참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이게 지금 우리가 하려는 일과 무슨 관련이 있지?”


그러자, 수호천사가 만회할 기회를 기다렸다는 듯 격양된 어조로 이야기했다.


“네, 좋은 지적이십니다. 주인님.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가 박영철의 무의식에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그의 무의식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의 강력한 의지와 생존 본능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다면,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다차원 싱크를 통해 박영철의 무의식 깊숙이 숨겨진 자아와 연결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들을 찾아내고, 그가 가장 강력하게 품고 있는 의지와 신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의 잠재된 힘을 끌어내고, 우리의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인님, 박영철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 이런 능력을 깨우고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의 목적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의 숨겨진 잠재력을 끌어내어, 평소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오올~ 수호천사, 이제야 제대로 일 좀 하는구나!”


“감사합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 기뻐하시니 다행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숙주 박영철의 무의식과 다차원 싱크를 통해 그의 무의식이 알려주는 그의 인생 변곡점으로 차원 여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주인님, 숙주의 몸을 침대 위에 뉘어 주십시오. 이 여행 시간 동안 생길지도 모르는 만약을 대비하려는 것입니다. 여행 중에는 숙주의 육체를 컨트롤하실 수 없습니다.”


“그래, 알겠어. 준비되었다. 이제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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