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바쁜 날

by 동이

알람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몸을 일으켜야 했던 아침은 이미 예정된 분주함 속으로 나를 거칠게 밀어 넣었습니다. 커피 한 잔의 온기를 느낄 틈도 없이 셔츠 단추를 채우고 가방을 챙겨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나는 거대한 톱니바퀴의 일부가 되어 쉼 없이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철 안의 수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경주하듯 걷고 있었고, 나 또한 그 행렬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보폭을 넓히며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오늘 스케줄이 꽉 찼네요. 점심 먹을 시간이나 있을지 모르겠어요."

쏟아지는 업무 메일과 겹겹이 쌓인 회의 일정 속에서 나는 잠시 내가 무엇을 위해 이토록 바쁘게 움직이는지를 망각한 채 기계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생산성과 효율성이라는 단어가 삶의 유일한 척도가 되어버린 이 도시에서, 속도를 늦추는 행위는 곧 낙오를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져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오전의 빛은 너무나 빠르게 정오를 향해 달려갔고 나는 시간의 덜미를 잡고 싶었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분주한 흐름 속에서도 문득 멈춰 서서 바라본 하늘의 구름은 무서울 정도로 유유히 제 갈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나의 바쁨이 세상의 중심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가슴을 조여오던 긴장감이 조금은 느슨해지며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육체와는 달리 마음 한구석에는 작은 고요의 섬을 만들어 두고, 그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나만의 리듬을 유지하려 애썼습니다.

"정신없는 하루였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어."

퇴근길 버스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바라보는 도시의 야경은 낮의 치열함과는 또 다른 위로의 표정을 지으며 나를 맞이합니다. 아침부터 시작된 폭풍 같은 일정들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보람보다는 허탈함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그 시간들을 견뎌낸 나의 인내심에 작은 박수를 보냅니다. 바쁜 하루의 끝에서 맞이하는 짧은 휴식은 그 어떤 사치보다 달콤하며, 내일 다시 시작될 분주함을 견디게 하는 단단한 뿌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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