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작고 조용한 불꽃이다. 그 불꽃은 어느 날 문득 찾아온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하루 속에서도 마음 한켠에서 아주 미세하게 흔들린다.
“이제는 달라지고 싶다.”
그 한마디가 불꽃을 붙인다. 결심은 그렇게 태어난다. 하지만 불꽃은 쉽게 흔들린다. 현실의 바람은 언제나 세다. 습관은 무겁고 게으름은 달콤하다.
“내일 하지 뭐.”
그 말 한마디에 불꽃은 금세 작아진다. 그러나 꺼지지 않는다. 결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 안에 남은 마지막 의지의 불씨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무언가를 결심했을 때 이미 자신과의 약속을 한다. 그 약속은 다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시선을 위해서도 아니고 칭찬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 약속은 오직 자신에게 한 맹세다.
“이번엔 꼭 해보자.”
그 한마디가 마음속 어딘가에 새겨진다. 결심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몸은 천천히 움직이지만 마음은 자꾸 이유를 만든다.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야.”
“조금 더 준비하고 시작해야지.”
그럴 때마다 결심은 흔들린다. 그러나 멈춰 있는 동안에도 에너지는 쌓인다. 결심을 한 순간부터 인간의 내면은 이미 준비를 시작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이 모인다. 그 모아진 힘은 행동으로 흘러나갈 때 완성된다.
작은 실천이라도 좋다. 하루에 한 걸음, 아주 미세한 변화라도 좋다. 결심은 크기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가 결심을 살아 있게 만든다. 그 첫 발자국은 세상을 바꾸지는 않아도 자신을 바꾼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움직이면 그 움직임은 기억된다. 그 기억은 다음 걸음을 부른다. 결국 인간은 그렇게 성장한다.
결심을 지키는 사람은 완벽해서가 아니다. 그저 다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넘어져도 다시, 실패해도 다시, 결국 결심은 반복 속에서 단단해진다.
“이번엔 진짜로 해보자.”
그 마음이 또다시 불을 붙인다. 결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의 이름이다.
결심을 지키지 못했을 때 사람은 자신에게 실망한다. 그 실망은 남이 아닌 자신을 향한다.
“왜 나는 늘 이럴까.”
그 한탄 속에는 부끄러움보다 슬픔이 많다. 자신을 믿고 싶었던 마음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실망조차 결심의 일부다. 실망을 느낀다는 건 여전히 기대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그 기대는 아직 포기하지 않은 사람의 증거다.
결심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것이다. 한 번의 실패가 끝이 아니라 다음의 시작을 만든다. 오늘의 망설임이 내일의 용기를 준비한다. 결심은 그렇게 시간 속에서 자란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 모두가 경험이 된다. 결심은 결과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인간은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과 화해한다. 실패한 결심은 헛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시 결심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든다. 한 번 무너져본 사람만이 진짜로 일어설 수 있다.
결심은 마음의 언어다. 그것은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에서 시작한다. 욕망이 아닌 의지, 두려움이 아닌 믿음에서 태어난다. 그 믿음은 작지만 강하다. 조용하지만 오래 간다. 그것이 인간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결심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 스스로를 믿고 싶은 마음, 다시 일어서고 싶은 마음,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 그 모든 마음이 결심이라는 이름으로 모인다.
세상은 결심하는 사람을 시험한다. 쉽게 포기하게 만들고 작은 실패를 크게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결심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불안이 인간을 지켜온 것처럼 결심은 인간을 앞으로 이끈다. 불안이 그림자라면 결심은 그 속에서 빛나는 불빛이다.
결심은 불안과 함께 자란다. 불안이 없으면 결심도 없다. 불안이 우리를 멈추게 하지만 결심은 다시 일으킨다. 두 감정은 서로 싸우는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인간을 만든다.
불안은 묻는다.
“넌 정말 할 수 있을까?”
결심은 대답한다.
“그래, 그래도 해볼 거야.”
그 대화가 인간을 앞으로 보낸다. 결심은 불안의 반대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것. 두려움의 바다 위에서 용기의 노를 젓는 행위다. 그 노를 멈추지 않는 한 인간은 계속 나아간다.
결심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오늘을 조금 더 진심으로 살아내는 것, 어제보다 한 걸음 더 내딛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 작은 걸음이 쌓여 인생을 만든다. 결심은 그렇게 우리를 완성시킨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결심은 결국 자신을 위한 약속이었다는 것을. 그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간이 불안 속에서도 살아가는 이유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사람은 조용히 다짐한다.
“이번엔, 정말 해볼 거야.”
그 말 한마디가 또다시 마음속에 불을 붙인다. 결심은 그렇게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그 불꽃은 오늘도 꺼지지 않는다.